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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헝가리 망명법 조사…난민쿼터 싸고 갈등 증폭

(브뤼셀=연합뉴스) 송병승 특파원 = 유럽연합(EU)과 헝가리 간에 난민 쿼터 수용을 둘러싼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10일 헝가리 정부가 새로 시행한 망명법이 난민의 망명 신청 권한을 부당하게 제한하고 있다면서 이 법이 EU 규정을 위반했는지에 대한 공식 조사 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헝가리의 망명법은 망명을 거부당한 난민들이 상황 변화에도 불구하고 재심 신청을 못하게 만들어 이들을 추방하는 구실로 이용되고 있다고 EU 집행위는 지적했다.
EU 집행위는 공식 조사를 거친 후 EU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헝가리 정부는 즉각 이에 반발했다. 헝가리 정부 대변인은 EU 집행위의 이번 조사는 헝가리가 난민 분산 수용을 거부하고 있는 데 대한 '정치적 보복'이라고 비난했다.
이 대변인은 "헝가리의 망명법은 헌법에 부합하고 인권을 존중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EU 집행위의 조사에 적극 대처할 것이며 나아가 법적인 대응 방안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헝가리는 지난주 EU의 난민 쿼터제에 불복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아프리카 및 중동 지역의 난민들이 서유럽으로 가기 위한 기착지인 헝가리는 난민 유입을 저지하기 위해 국경에 철조망을 설치하는 등 가장 먼저 국경통제를 실시했다.
EU 집행위는 난민 16만명을 EU 회원국이 분산 수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독일, 프랑스 등은 난민 강제할당 방식에 대한 합의를 촉구했으나 헝가리, 체코 등 동유럽 국가들이 반대 의사를 굽히지 않아 결국 지난 9월 EU 각료회의에서 가중 다수결 방식을 표결로 분산 수용안이 통과됐다.
그러나 표결에서 반대한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 루마니아 등이 난민 쿼터를 거부해 분산 수용이 난항을 겪고 있다.
EU의 난민 분산 수용 계획이 실행된 이후 그리스 등지에 도착한 난민이 다른 국가로 이송된 경우는 지금까지 수백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현재 EU 집행위의 국가별 할당 인원은 해당 국가의 인구 규모와 국내총생산(GDP)을 40%씩, 실업률과 지난 5년간 난민 수용 규모를 10%씩 고려해 결정됐다.
EU는 난민 수용을 거부하는 국가에 대해 EU의 연대기금 지급을 보류하는 등의 제재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ongb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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