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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2차 대전 직후 국가에 대한 애착 더 강해져"
한양대 국제학술회의…전쟁에 대한 기억의 차이 논의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전 유럽에 걸쳐, 심지어 독일에서조차도 국가에 대한 애착이 더욱 강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피터 프리체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교수는 한양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 주최로 11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 인문과학대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의 기념과 기억의 정치' 국제학술회의에서 2차 대전을 바라보는 독일이 시각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프리체 교수는 2차 대전 이후 독일은 오히려 자신을 희생자로 기억하는 극단적 경향이 생겼다는 점을 지적하며 "독일인들은 자국인 포로가 러시아에서 고통받고 자국의 도시가 얼마나 망가졌는지를 이야기하고 또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은 점차 독일의 책임을 인식하고 나치가 유대인을 학살한 홀로코스트를 중심에 두고 사유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게 된다.
오랜 논쟁과 토론 끝에 개인의 슬픔을 넘어 국가적 비극으로서 2차 대전을 인식하게 됐기 때문이다.
프리체 교수는 "전쟁은 긴 그림자를 남겼지만, 고통의 기록을 삭제하지도 꾸미지도 않음으로써 보다 논쟁적이고 비판적인 시각에서 전쟁을 기억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찬승 한양대 교수는 동아시아에서의 2차 대전에 대한 기억을 발표했다.
박 교수는 "종전 70주년이 됐지만, 동아시아 각국의 인식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고 각 나라 안에서도 서로 인식을 달리하는 집단이 있다"며 "이들은 서로 집합기억을 만들고 이를 지배적인 집단기억으로 만들기 위해, 나아가 역사로 만들고자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일본은 국가주의적 전쟁 기억을 다시 만들어내려는 시도가 거세지고 있고, 한국 역시 내셔널리즘의 시각에서 역사를 재서술하려는 움직임이 강화되는 추세다. 중국은 국가주의, 애국주의를 강조하는 경향이 강조되고 있다.
박 교수는 "역사, 특히 전쟁의 기억을 둘러싼 여러 집단 간의 충돌이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보편적인 역사관 위에서 구체적인 실증작업을 통해 나라간 역사인식의 간극을 좁히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들 외에도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교수가 '소련 인민들의 위대한 조국전쟁: 소련 이후 시기의 기억' 등을 주제로 발표했다.
e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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