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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푸른그림자'가 드리워질 때…한애규 개인전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풍만한 모습의 여인상으로 잘 알려진 테라코타 작가 한애규(62)가 이번에는 실존의 의미를 내면화한 작품으로 개인전을 연다.
통의동 아트사이드 갤러리에서 10일부터 시작될 그의 개인전 제목은 '푸른그림자'다.
갤러리에는 단순한 형태의 오징어, 일렁이는 듯한 물결 모양, 바다 위에 한배를 타고 있는 사람들 등의 모습을 담은 작품이 전시됐다.



전시작은 바다라는 친근한 대상에서 비롯된 다양한 형태와 이미지를 보여준다.
두드러지는 것은 푸른빛이다.
작가는 9일 기자 간담회에서 "바다에 비친 그림자의 이미지가 강렬했다"며 "사람이 항상 그림자를 깔고 다니는 존재이듯이 저에게 다가온 그러한 이미지 또는 환영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작가를 따라온 그림자는 작품 속 도시의 거리에, 시멘트 계단에 홀로 그려졌다.
작가는 푸른 색을 좋아하지만 "외롭고 쓸쓸한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함께 전시된 여인상은 고개를 숙이고 있다. 그 몸에는 날개가 한쪽만 붙어 있기도 하다.
작가는 "그동안 여인상 표정에도 변화가 생겼다"며 "이전에는 당당하고 도전하는 모습이었다면 요즘은 숙연하거나 원숙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작가는 전시를 앞두고 자신의 작업과 삶에 대한 생각, 일상, 여행담 등을 적은 책 '여행이란 이름의 사색의 시간'(일빛)을 펴냈다.



그는 책에 "언제나처럼 나는 늠름한 생활인의 모습으로 설거지통과 작업대 사이를 오가며 자신의, 자신으로 인한, 자신이 선택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라면서 "내 삶도 내 작업도 다가올 시간의 파도의 출렁임에 따라 흔들리며 나아갈 것"이라고 적었다.
이번 전시에선 '길-그림자', '세월', '범람', '이별' 등 부조와 여인상을 포함해 다양한 작품이 소개된다.
전시는 29일까지. 문의 ☎ 02-725-1020.
js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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