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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퍼드대, '졸업 전 창업에 신중하라' 권고

(서울 =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미국 대학들과 경영학석사(MBA) 프로그램들이 창업 교육을 적극 홍보하고 있지만 교육과정을 마치자 마자 또는 과정을 마치기도 전에 창업하려는 예비 사업가들이 늘어나자 이들에게 창업 보다는 학과에 충실하라고 권하는 대학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2일(현지시간) 전했다..
스탠퍼드 대학은 학생들에게 크게 생각하고 새로운 사업에 대한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도록 장려하지만 요즘은 벤처 사업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바로 기다리라는 것이다.



이 대학 경영대학원은 학생 창업자들이 창업에만 정신이 팔려 학과과정을 소홀히 하거나 캠퍼스 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것을 우려해 MBA 과정 학생들에게 창업 야망을 졸업할 때까지 억제하고 학점 따는 데 집중하라고 요청하고 있다.
이는 학교 인근 멘로파크 스탠드 힐 로드에서 활동하는 벤처자본가들이 학교를 자주 방문하는 환경에서는 무리한 주문이다. 최근 몇년간 스탠퍼드 MBA 취득자 거의 전원이 창업교육 과정을 밟았으며 올해 MBA 과정 수료자의 16%가 새로 회사를 세웠다.
가드 살로너는 경영대학원장은 "우리 학교는 창업교육 대학원이 아니다"라면서 학생들에게 창업에 매달릴 거라면 경영대학원에 올 게 아니라 비즈니스 인큐베이터에 들어가라고 충고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10년간 첨단 기술과 혁신에 투신하기위해 수백만 명이 대학과 MBA 프로그램의 창업교육에 몰렸다.
하버드 경영대학원과 오클라호마 주립대학, 페이스 대학과 뉴욕대학 등은 교직원을 늘리고 과정을 추가하거나 세련된 연구실을 늘렸으며 유망한 창업자들은 대학의 유명인사로 환영받는다. 일부 학교들은 동문을 대상으로 벤처자본 모금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요즘 학교의 일부 지도자들은 시계추가 창업 쪽으로 너무 가버린 것은 아닌지 걱정하고 있다. 살로너 대학원장은 회사를 창업하는 것은 심적 고통을 수반하며 창업기업의 절대다수가 실패한다고 지적했다.
알리슨 데이비스 블레이크 미시간대학 로스 경영대학원장은 MBA의 약 5%가 졸업 직후 회사를 세운다면서 학교 측은 너도나도 나서는 학생벤처의 수를 줄이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비즈니스 플랜 경시대회 같은 행사를 열어 창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동료나 주변의 반응을 살펴보고 자문도 받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빈약한 아이디어들을 골라내는 활동을 도입했다.
스탠퍼드 대학 창업연구센터를 운영하는 리아 에드워드는 MBA 2년차 학생들에게 자기 사업을 시작하기로 "확실히" 마음먹었더라도 기존 회사에서 실습과정을 밟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스탠퍼드 MBA 학생의 일부는 벤처를 시작하는데 더 좋은 시기 같은 건 없다고 말한다.
MBA 2학년인 말리 맥키는 커뮤니케이션 벤처 Blot Inc.사를 놓고 지금 자본 모금을 시작해야 할지, 아니면 6월 졸업까지 기다려야 할지 "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다. 28세인 맥키는 교수와 동료 학생들에게서 엇갈리는 조언을 받았지만 졸업 전에 해보라는 목소리가 더 강하다고 말했다.
맥키는 "6월까지 기다렸다가는 실제로 사업을 일으킬 충분한 추진력을 갖지 못할지 도 모른다"고 걱정했다.
창업서비스 회사인 에덴의 공동 창업자인 조 두이 베이(31)는 "창업을 막는 가장 큰 적은 타성"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스탠퍼드 대학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기 전인 올여름에 120만 달러의 자본금을 유치했다.
2010년 다트머스대학 터크경영대학원에 입학한 나탄 샤프도 가격추적 앱인 Nifti를 대학원 2년차 가을 학급친구와 함께 만든 후 졸업 1년 반 만에 구글 벤처와 다른 곳에서 200만 달러를 끌어들였다. 그러나 Nifti는 대학울타리를 벗어나자 새로운 사용자를 신속히 모으는데 실패해 지금은 창업이 너무 성급하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다. 샤프는 모금에 성공했지만 자신이 "절망의 구유"에 빠져있음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 말은 창업자들이 가장 어둡고 힘든 시기를 설명할 때 쓰는 말이다.
이 회사는 최근 사용자들이 사진을 함께 올릴 수 있게 해주는 새로운 앱에 집중해 인스타그램(온라인 사진 공유 및 SNS 서비스)에 셀피를 찍어 올리기를 좋아하는 10대 소녀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샤프는 펀딩을 계속할지 아니면 매각할지 고민 중이다.
졸업 직후 창업한 학생들의 비율을 추적하고 있는 토머스 아이센만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는 1999년 5%였던 창업자 수가 2000년에 11%로 늘어나 기술창업 거품의 배경이 됐던 것처럼 창업자수가 늘어나면 학생들은 창업대열에 합류하려는 유혹에 빠지게 된다고 말했다.
스탠퍼드 대학 관계자는 창업자들의 열망을 억제할 수는 없지만 "음식을 주문하는 또 다른 앱 같은 건 필요없다"면서 창업희망자들이 풀어야할 "크고 아슬아슬한 문제"를 생각해보기 바란다고 말했다.
lhy5018@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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