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관은 유한책임회사(Limited Liability Company·LLC)의 형식으로 설립됐다. 이런 형식의 법인은 대부분 영리 기업이다.
비영리 기관이 LLC로 설립되는 경우가 일부 예술공연 단체 등에 없는 것은 아니지만 흔하지는 않으며, 그런 경우도 '오페라 공연' 등 매우 명확히 정해진 구체적 사업을 직접 하는 단체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미국에서 개인이나 가족이 다른 단체에 대한 기부와 지원 등을 위해 만드는 법인은 '사적 재단'(private foundation)이라는 형태로 설립되는 경우가 많고, 특정 공익·자선 사업을 직접 하는 것을 사명으로 삼은 기관들은 '공공 자선기관'(public charity)이라는 형태를 띠는 경우가 많다.
이런 조직들은 미국 국세법 제501(c)조에 따라 세금이 면제되는 '면세 조직'으로서 지위를 인정받는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전 회장과 그의 부인 멜린다가 설립한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파운데이션'도 사적 재단이다.
그런데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가 굳이 LLC 형식을 취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저커버그가 이 기관을 통해 하려는 사업이 단순한 기부나 구제가 아니어서 적극적인 정치적 참여와 사업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페이스북은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의 설립 목적 중 하나가 "사적인 투자를 하고 정책 토론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 저커버그는 2일(현지시간) 딸 맥스의 탄생을 알리면서 쓴 공개 편지에서 "우리는 토론의 방향을 이끌기 위해 정책과 권리 옹호에 참여해야 한다"며 세상을 바꾸려면 정책 형성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사적 재단이나 공공 자선기관 등 '면세 조직'이 할 수 있는 로비는 매우 제한돼 있고, 특히 선출직 공직 후보자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거나 반대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하지만 LLC는 이런 제한을 받지 않아 비교적 자유롭게 정치적 목소리를 내면서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운동을 할 수 있다.
또 이 LLC가 사업에 투자를 해서 이익이 났을 경우, 면세 조직인 경우와 달리 법적 문제가 까다롭지 않다는 점도 장점이다.
면세 혜택을 받는 비영리 기관도 원래 목적과 연관된 사업을 해서 이익을 내더라도 면세 혜택을 반드시 잃는 것은 아니지만, 제한이 심하다.
페이스북의 설명에 따르면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는 회사들에 대한 투자에서 이익이 나오면 이를 이용해 추가로 사업을 할 계획이다.
민간 부문과 협력하기 위해 조인트 벤처를 만들기 쉽다는 점도 LLC의 장점이다. 사적 재단 형태의 자선기관이 영리 기업과 조인트 벤처를 만드는 것은 엄격한 제한이 있어 까다롭다.
또 비영리 사적 재단 형태의 자선기관은 매년 재산의 5% 이상을 써야 하는 반면 LLC는 그렇게 할 의무가 없어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다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
저커버그와 챈 부부는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에 이들이 보유한 페이스북 지분의 99%를 자신들이 살아 있을 때 기부하겠다고 공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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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5/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