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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들춰보기> 불안의 사회학
식민지 청년 이봉창의 고백·동아시아는 몇 시인가?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 불안의 사회학 = 하인츠 부데 지음. 이미옥 옮김.
독일의 대중적 사회학자인 하인츠 부데가 독일 중산층이 무너지는 현상,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구조 등 사회에서 불안이 만들어지고 증폭되는 메커니즘을 파헤친 책이다.
과거에 비해 혼자 있는 것에 미숙한 현대인은 타인과의 유대관계에 집중한다. 그러나 오히려 타인을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지 못하고 공허함과 불안을 느낀다.
저자는 이러한 현대인의 불안을 시대에 따라, 종사 업종에 따라, 사회적 지위에 따라 각 장에서 세밀하게 분석했다. 예컨대 3장은 '자수성가한 사람들의 불안', 5장은'추락을 염려하는 중산층'을 다룬다.
사회적 지위를 잃을까 봐 불안감을 느끼며 자식 교육에 집착하는 독일 중산층 부모의 모습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동녘. 240쪽. 1만3천원.

▲ 식민지 청년 이봉창의 고백 = 배경식 지음.
1932년 1월 8일 일왕 히로히토를 겨냥해 수류탄을 던진 이봉창 의사의 일대기를 다룬 책이다.
배경식 역사문제연구소 부소장이 쓴 이 책은 '독립운동가 이봉창'보다는 '인간 이봉창'에 더 주목한다.
영화와 음악을 즐겼고 카페와 유곽을 드나들면서 근대 소비문화를 누렸던 이봉창이 어떤 계기로 일왕에게 수류탄을 던진 독립운동가가 됐는지를 다큐멘터리 픽션 형식을 통해 짚어간다.
저자는 "국가의 공식 기억으로 박제된 독립운동사의 틀을 벗어나 인간의 역사로서 살아 있는 독립운동사를 복원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2008년 10월 발행된 '기노시타 쇼조, 천황에게 폭탄을 던지다'의 개정판이다.
휴머니스트. 264쪽. 1만3천원.

▲ 동아시아는 몇 시인가? = 미야지마 히로시·배항섭 엮음.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에서 2012년부터 약 4년간 진행한 '19세기의 동아시아' 연구모임의 첫 번째 결과물이다.
책 제목은 서구적 근대가 만든 표준적인 역사인식이나 시간관으로는 동아시아의 역사를 제대로 볼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서구'와 '근대'의 틀에서 벗어나 동아시아 역사상을 새롭게 재정립해보려는 시도를 담고 있다.
이에 따라 책은 '동아시아 역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관한 근본적 질문에서 시작해 동아시아 국가 간 교류사나 19세기 동아시아사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유교와 같은 세부적인 주제로 논의를 발전시켜간다.
동아시아사를 전공한 한국, 중국, 일본, 미국 등 각국의 학자 30여명이 집필에 참여했다.
너머북스. 628쪽. 2만9천원.

e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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