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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여성언론인 가오위 석방, 당국 체면 세워줬기 때문"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국가 기밀 유출 혐의로 구금된 중국의 유명 반체제 여성 언론인 가오위(高瑜·71)가 최근 건강 악화로 석방된 것이 자백을 통해 당국의 체면을 세워줬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가오위의 변호인 모사오핑(莫少平)은 중국에 플리바게닝(유죄를 인정하는 대가로 처벌을 경감하는 협상) 제도가 없지만, 가오위의 석방이 '중국식 플리바게닝'의 결과라고 말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29일 보도했다.
모사오핑은 " 사실이 분명하면 (당국이) 유죄를 인정하라고 강요할 필요가 없다"며 중국법상 증거 없이 자백만으로 유죄를 이끌어낼 수 없지만, 실제로는 그런 일이 종종 발생한다고 말했다.
가오위는 작년 4월 불법적으로 얻은 중앙(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의 기밀 문건을 외국의 인터넷 사이트 운영자에게 제공한 혐의로 체포된 후 관영 텔레비전을 통해 혐의 사실을 자백했다.
그러나 가오위는 작년 11월 법정에서 자신의 아들에 대한 협박이 가해지는 등 강압적인 상황에서 자백이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가오위는 지난 4월 베이징(北京) 제3 중급인민법원에서 징역 7년형을 선고받은 뒤 심근경색 증상을 보이는 등 건강이 급속히 악화했다.
법률 전문가 등은 가오위가 유죄를 인정한 것이 건강이 악화한 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런던대 킹스칼리지의 에바 필스 중국법 전문가는 가오위가 재판 초기 자백을 철회했다가 심하게 아픈 시점에 다시 자백한 것이 자백의 신뢰성을 떨어뜨린다고 주장했다.
필스 박사는 "가오위가 죄를 인정하지 않으면 당국이 의료 가석방을 허용하지 않았을 것으로 가정했을 때 가오위는 사실상 자백을 다시하느냐, 건강이 더 악화되느냐 중 하나를 선택 한 것"이라고 말했다.
가오위의 가족 등도 당국이 그동안 가오위에게 석방 조건으로 유죄를 인정하라고 압력을 가했지만 가오위가 저항했다며 최근 무죄 주장을 번복하고 자백한 것이 세 차례 복역한 가오위의 성격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날조된 간첩 혐의로 중국에서 3년 간 복역한 홍콩 언론인 칭 청(程翔)은 2005년 구금 당시 가족에게 연락하기 전에 자백을 강요당했다며 자백을 강요받는 것이 정신적 고문이고 공포와 분노를 심어주기 때문에 가오위의 건강 약화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오위는 1989년 톈안먼(天安門) 시위 유혈 진압 전날 체포돼 15개월간 복역했으며 1993년에는 국가기밀 누설죄로 체포돼 6년을 복역했다.


harris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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