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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12> '공이 떠가는 도쿄돔', 한국 거포들의 힘 과시할 기회

(도쿄=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도쿄돔 타석에 선 한국 타자들은 멀리 날아가는 타구를 보며 만족스러워했다.
김현수(27·두산 베어스)는 18일 일본 도쿄돔에서 타격훈련을 한 뒤 "확실히 도쿄돔에서는 타구가 멀리 날아간다"고 했고, 나성범(26·NC 다이노스)도 "타구의 거리는 늘어나고 속도도 빨라지더라"고 말했다.
한국 타자들은 대만의 강한 바람에 고전했다. 잘 맞은 타구가 '바람'에 걸려 외야 담장 앞에 떨어지는 상황이 꽤 자주 나왔다.
19일 일본과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 준결승전을 치르는 도쿄돔에는 타자들이 좋아하는 바람이 분다.
도쿄돔은 건물 내부와 외부의 압력 차이로 지붕을 받치는 공기부양식으로 설계됐다. 관중석 상단에 달린 송풍기 36대가 공기를 주입해 유리섬유 캔버스 재질의 도쿄돔 지붕을 받친다.
이런 구조는 비거리에 영향을 미친다.
도쿄돔 상승기류는 높이 뜬 타구의 비거리를 늘린다. 일본에서도 '도쿄돔은 타구 비거리를 5m 정도 늘린다'는 게 정설로 통한다.
홈 플레이트에서 외야 좌우 펜스까지 100m, 중앙 펜스까지 122m의 꽤 큰 규모지만 좌우중간 외야 담장의 거리는 110m로 상대적으로 짧은 것도 도쿄돔을 '타자 친화적인 구장'으로 만들었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일본 명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뛰며 도쿄돔을 홈으로 쓴 이승엽(39·삼성 라이온즈)은 "도쿄돔에서는 잘 맞은 공이 장타로 연결될 확률이 무척 크다. 비거리가 확실히 늘어난다"고 했다.
한국 타선에는 거포가 즐비한다.
한국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2년 연속 50홈런 이상을 기록한 박병호(29·넥센 히어로즈)가 대표적이다.
대회 초반 고전했던 박병호가 14일 멕시코와 B조 예선 4차전에서 홈런을 치고, 16일 쿠바와 8강전에서 중앙 펜스를 직접 때리는 3루타를 쳐낸 점도 고무적이다.
투고타저가 지배하는 일본프로야구에서 31홈런을 친 이대호(33·소프트뱅크 호크스)도 도쿄돔이 반갑다. 이대호는 올해 도쿄돔에서 홈런을 기록하지 못했지만, 16타수 6안타(타율 0.375)로 활약했다.
올 시즌 35홈런을 친 강민호(30·롯데 자이언츠), 28홈런을 기록한 김현수도 도쿄돔 상승기류의 수혜자가 될 수 있다.
준결승전 일본 선발 오타니 쇼헤이(21·닛폰햄 파이터스)는 올해 22경기에서 7개의 홈런을 내줬는데 단 한 경기만 등판한 도쿄돔에서 홈런 한 개를 맞았다.
오타니도 도쿄돔에서는 장타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
물론 한국 투수에게도 도쿄돔은 위험한 장소다.
한국 선발 이대은(26·지바롯데 마린스)은 "도쿄돔이 홈 플레이트에서 외야 담장이 가까워 보이고 공이 잘 날아간다는 건 알고 있다. 그래서 낮게 낮게 던질 생각"이라고 밝혔다.


jiks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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