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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 <걷고 싶은 길> 발밑에 부서지는 파도, 환상의 바닷길

    여행 | 11-18 17:20

    영덕 블루로드 B코스‘푸른 대게의 길’



    (영덕) 이창호 기자 = 영덕 블루로드는 부산 오륙도에서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에 이르는 688㎞ 해파랑길의 일부다. 영덕군 초입 지점인 남정면 부경리를 출발해 강구항과 축산항을 거쳐 병곡면 고래불해수욕장에 이르는 64.6㎞의 탐방로다.

    해파랑길의 허리 부분인 영덕 블루로드는 A코스(빛과 바람의 길ㆍ17.5㎞), B코스(푸른 대게의 길ㆍ15.5㎞), C코스(묵은 사색의 길ㆍ17.5㎞), D코스(쪽빛 파도의 길ㆍ15㎞) 등 4코스로 조성됐다. 각 코스 모두 푸른 바다가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데 5∼6시간이면 충분히 걸을 수 있다.

    << 축산항으로 연결되는 블루로드다리 >>
    << 축산항으로 연결되는 블루로드다리 >>이진욱 기자


    이중 블루로드 최고의 길은 ‘환상의 바닷길’로 불리는 B코스로 바다가 시야를 벗어나는 때가 거의 없다. 해맞이공원에서 시작해 대게원조마을을 거쳐 축산항을 잇는 이 구간은 ‘블루로드’(Blue Road)란 이름을 낳게 한 길로, 말 그대로 걷는 내내 쪽빛 바다를 시야에 담을 수 있는 탐방로다.

    영덕 블루로드 B코스의 들머리는 해맞이공원이다. 지난 1997년 대형 산불로 황폐해진 곳에 해안산책로와 침목계단, 대게의 집게발을 형상화한 창포말등대, 수선화 단지 등을 조성했다. 공원 뒤쪽 언덕 위의 풍력발전기는 푸른 하늘과 바다를 배경으로 바닷바람을 벗 삼아 바람개비를 돌린다.

    << 해맞이공원 >>
    << 해맞이공원 >>영덕 블루로드의 들머리인 해맞이공원/이진욱 기자


    ‘해맞이공원’ 돌비석 안내판에서 침목계단을 하나 둘 내려가다 보면 풍력발전기가 돌아가는 소리는 점차 작아지고 파도소리는 더 크게 들린다. 바닷길에 세워진 정자에 닿으면 파도가 바위에 부딪혀 만드는 하얀 포말이 감탄사를 자아낸다. 이정표의 오른쪽은 창포말등대와 강구항 방향이고, 왼쪽은 ‘오보해수욕장’이다.

    << 경정마을 >>
    << 경정마을 >>대게 원조비가 있는 경정마을/이진욱 기자


    바닷가 해안길을 따라가다 보면 곧 민박을 겸한 어촌마을 대탄마을과 대탄해수욕장이 나오고, 도로를 따라 한 모퉁이를 돌아 산책로를 걷다 보면 오보해수욕장이다.

    블루로드는 7번 국도와 강축해안도로와 만나고 헤어지지만 잠깐 길을 벗어나더라도 팻말과 리본, 바닥 표식을 따라 바닷가로 가면 쉽게 길을 이을 수 있다. 그 어디서든지 은빛 물결 반짝이는 바다, 양식장에 떠 있는 어선이 평온을 선물한다.

    오보해수욕장에서 2차선 도로를 따라 500m 올라가면 노물리 방파제로 내려가는 표지판이 나온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바윗길로 이어진다. 노물리 방파제에서 석리까지는 약 2.5㎞ 해안초소길이다. 이 길은 특히 해안초소가 많다.

    발밑에 부서지는 파도소리를 음미하며 바윗길을 걷는다. 원래는 나라를 지키는 군인의 초소길이였고 낚시꾼이 낚싯대 메고 다니던 길이었는데, 지금은 푸른 바닷길, 블루로드가 됐다. 동해는 해안가부터 곧장 파랗다.

    석리마을은 야트막한 산기슭에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양이 멀리서 보면 갯바위에 붙은 따개비가 연상돼 ‘따개비마을’로 불린다. 마을 끝에서 다시 계단과 바윗돌 길을 걷게 된다. 길 중간 쉼터의 해안 절벽엔 군인상이 서 있다. 예전에 군인 초소였던 곳이다.

    바닷길을 걷다 보면 작은 어촌 마을인 경정 3리에 닿는다. 마을의 소박한 풍경에 마음이 따뜻해진다. 마을 입구에는 오매 향나무가 풍채를 자랑한다. 경정 3리는 원래 오두산과 매화산에 둘러싸여 있어 마을이름이 ‘오매’(烏梅)였다고 한다,

    향나무는 동신당 뒤에 뿌리박아 기암절벽을 온통 뒤덮고 있으며, 그 굵기는 50㎝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수백 년의 연륜이 느껴진다.

    블루로드는 경정 석산 컨베이어와 경정해수욕장을 지나간다. 물이 맑고 파도가 잔잔한 경정해수욕장은 2009년 ‘알려지지 않은 전국의 해수욕장 100선’에 선정됐듯이 번잡하지 않다.

    << 축산항 >>
    << 축산항 >>/이진욱 기자


    경정리 바다낚시터를 지나면 대게의 원조마을인 경정2리다. 고려 29대 충목왕 때 영해부사 일행이 수레를 타고 고개를 넘어왔다고 해서 수레 ‘차’(車), 넘을 ‘유’(踰)를 써서 차유마을이 되었다고 한다. 마을 입구에는 대게의 원조임을 알리는 대게원조비와 팔각정이 세워져 있다.

    영덕대게는 각종 아미노산과 미네랄이 풍부하고 특유의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대게는 12~5월이 제철로, 게가 크다고 ‘대(大)게’가 아니라 다리모양이 대나무처럼 곧고 마디가 있어 ‘대(竹)게’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블루로드를 따라 직판장과 식당 수백 곳이 대게향을 풍기며 걷는 이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맛있는 음식으로 배를 채운 후 차유 마을을 빠져나와 죽도산 전망대로 향한다. 이 길은 도로와는 산으로 나뉘어 있기 때문에 가장 조용하고 자연에 가까운 코스다. 땀을 닦으며 말미산(113.5m)을 벗어나면 기암절벽 아래 활처럼 휘어진 축산해변이 반긴다. 길이 300m 남짓의 작은 해변과 현수교인 블루로드다리, 그리고 죽도산(87m)이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139m 길이의 블루로드다리를 건너 죽도산을 오른다. 산 전체에 대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야트막한 산으로 정상까지 나무 덱(Deck)이 설치돼 있다. 한 계단 한 계단 걸을 때마다 동해와 축산 항구의 풍광과 감흥이 달라진다. 바닷바람에 장단 맞추는 댓잎 소리가 가슴을 시원하게 씻어준다.

    죽도산 전망대 등대에 오르면 풍력발전기부터 오보해수욕장, 경정마을 등 지나온 길들을 조망해볼 수 있다. 깊고 푸른 바다는 쾌감으로 다가온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를 나와 바닷가 해안선을 에두르는 산길을 돌아 나오면 동해안에서 제일가는 미항인 축산항과 B코스 종착 지점이자 C코스 출발 지점인 영양남씨 발상지 안내비에 닿는다. 블루로드는 여기서 다시 3코스 ‘묵은 사색의 길’로 이어진다.

    ◇ 동해가 한눈에 들어오는 칠보산 자연휴양림

    칠보산(778m) 중턱에 자리 잡은 칠보산 자연휴양림은 아름드리 소나무 숲과 맑은 계곡이 어우러진 천혜의 휴식공간이다. 특히 연말이면 동해의 장대한 일출을 보려고 많은 사람이 찾는다.

    동해안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꼽히는 해안도로(918번 지방도로)에서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8㎞ 정도 달리면 칠보산 자연휴양림 관리사무소에 닿는다.

    << 칠보산 자연휴양림 >>
    << 칠보산 자연휴양림 >>이진욱 기자


    지난 1993년 개장한 칠보산 자연휴양림은 1만900ha의 넓은 면적에 통나무집과 야영장, 놀이터, 샤워장 등이 숲 속 곳곳에 박혀 있다. 벤치에 앉으면 고래불해수욕장과 대진해수욕장을 잇는 명사 20리 동해안이 한눈에 들어온다.

    숙박시설의 종류와 크기가 매우 다양하다. 총 32개 객실은 크기에 따라서 작게는 3인실, 크게는 15인실까지 모두 8종류로 구분된다. 이용객의 독립성과 프라이버시를 최대한 배려한 제1야영장의 덱은 울창한 소나무 숲 속에 드문드문 자리 잡고 있다.

    휴양림 좌우 언덕에는 해돋이를 감상하기 좋은 전망대가 세워져 있고 산림문화휴양관 뒤편으로는 1.6㎞의 칠보 숲길이 나 있다. 걷기만 해도 가슴이 시원하고 머릿속까지 맑아진다. 휴양림에서의 칠보산 등산 코스는 칠보산과 등운산 정상으로 가는 2개가 있다. 등산 코스는 왕복 4시간 정도 소요된다.

    changh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5/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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