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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유실물서 필로폰'…역 직원 기지로 범인 검거
유실물 찾으러 오라고 안내해 범인 붙잡아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지하철 유실물에서 필로폰을 발견한 역 직원이 기지를 발휘해 범인이 잃어버린 물건을 되찾으러 오도록 유인해 검거까지 성공했다.
지하철 5~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7호선 상동역에서 근무하는 직원 A씨는 17일 밤 10시께 승객이 두고 내린 가방에서 소량씩 밀봉된 필로폰과 주사기 2개를 발견해 경찰에 바로 신고했다.
약 10분 후 역으로 출동한 부천원미경찰서 중동지구대는 내용물을 확인하고 마약팀에 사건을 인계했다.
밤 10시40분께 마약팀 수사관 5명이 역에 도착했고, 역 직원들과 함께 현행범 검거에 나섰다.
A씨는 평소 유실물 처리 절차대로 종착역인 7호선 부평구청역에 연락했고, 파란색 가방을 찾는 승객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A씨는 승객의 연락처를 알아낸 뒤 전화를 걸어 가방을 상동역에서 보관하고 있으니 와서 찾아가라고 안내했다.
막차를 앞둔 0시35분께 범인이 유실물 안내센터에 도착했고 A씨는 고객상담실로 유인했다. 그러나 범인은 금방 눈치를 채고 도주하려 했고, 밖에서 순회하던 부역장과 경찰관이 달려가 붙잡았다.
결국 범인은 필로폰이 자신의 것임을 인정했다.
범인이 가지고 있던 필로폰은 0.65g(시가 300만원)으로 21명이 동시에 투여할 수 있는 양이었다.
A씨는 "범인은 안내센터에 도착해서부터 지속적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고 고객상담실로 들어가는 것도 처음에는 거부했다"며 "일상적으로 하는 업무가 범인을 잡는 데 큰 도움이 돼 기쁘다"고 말했다.

lis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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