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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페이스북 금지 풀렸나…대만 야당후보 페이스북서 네티즌 설전
야당후보 차이잉원 페이스북에 중국 네티즌들 간체자로 댓글
페이스북 조만간 해금 전망…"양안 소셜미디어 전쟁" 우려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대만 총통선거에서 당선이 유력한 대만 민진당의 차이잉원(蔡英文) 후보 페이스북 계정에 중국 네티즌들이 대거 몰려와 대만 네티즌과 필전을 벌였다.
중국에서 페이스북이 7년째 접속이 차단돼 있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페이스북 해금을 시험하고 있는 단계가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대만 연합보(聯合報)는 차이 후보의 페이스북에 올려진 선거홍보 글에 지난 10일 저녁부터 중국 대륙의 네티즌들이 갑자기 몰려들어와 간체자로 된 댓글을 남기기 시작했다고 11일 전했다.
차이 후보를 형상화한 '아기돼지' 인형을 나눠준다는 이 글에 현재 5만건이 넘는 댓글이 달려있다.
간체자로 된 댓글은 대부분 대만과 민진당의 양안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대만 네티즌도 이들에 맞서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 등을 언급하며 설전을 벌였다. 중국이 쓰는 간체자와 대만이 쓰는 번체자, 중국 오성홍기와 대만 청천백일기 등으로 도배된 양측의 댓글전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다른 무엇보다 현재 중국에선 페이스북 접속이 차단돼 있기 때문에 이들 중국 네티즌들이 어떻게 차이 후보의 페이스북 계정에 접근할 수 있었느냐는 문제가 남는다.
이는 중국이 머지않아 페이스북 해금 조치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과 일치한다. 중국이 페이스북 승인을 위한 사전단계로 먼저 차이 후보를 상대로 페이스북을 허용해도 좋을지 시험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앞서 민진당 황즈팡(黃志芳) 국제부 주임은 지난 9월말 페이스북이 특정 조건과 단서를 달고 중국에 곧 상륙할 것으로 전망하며 중국이 미래에 페이스북을 통해 대만에 대해 사이버공격과 독립반대 활동을 벌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특히 지난 7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馬永九) 대만 총통의 양안 첫 정상회담으로 민진당의 대만독립 노선이 부각된 상황에서 내년 1월 대선 승리가 유력시되는 차이 후보의 계정은 공격 대상으로 안성맞춤인 셈이다.
중국계 부인을 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을 방문한 시 주석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중국 칭화(淸華)대에서 중국어로 강연하는 등 중국 접근을 늘리며 페이스북 차단 조치를 풀려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페이스북은 2008년 중국에 진출했다가 1년 만인 2009년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 내 대규모 유혈출동에 항의하는 시위 세력이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들의 정당성과 요구사항을 전파한 이후 중국에서 차단됐다.


joo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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