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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KB스타챔피언십은 '트로피만 메이저'
4개 메이저 가운데 유일한 드라이빙레인지 없는 코스
코스 대여료 절감하려 경기용 코스 아닌 소규모 회원제 골프장 선택

(광주=연합뉴스) 권훈 기자 =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인기 스타로 떠오른 박성현(22·넵스)은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KB금융스타챔피언십 기간에 대회장에서 20분 거리에 있는 사설 골프 연습장을 오가며 샷을 가다듬었다.



이 대회에 초청 선수 출전한 박인비(27·KB금융) 역시 숙소인 곤지암리조트 드라이빙 레인지를 이용했다.
KLPGA투어 선수들에게 대회 기간에 대회장 인근 사설 골프연습장을 이용하는 것은 익숙한 일이다.
신인 선수들은 대회 때마다 대회장에서 가까운 사설 연습장 물색이 큰 일이다.
국내 골프장 상당수가 드라이빙 레인지를 갖추지 않아서 생기는 현상이다.
하지만 KLPGA투어 경기력과 인기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못지않은 수준으로 높아지면서 선수들이 사설 연습장을 오가는 일은 제법 줄었다.
시즌 첫 메이저대회 한국여자오픈 때 박성현은 10번홀 티잉그라운드에서 10미터 거리에서 있는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마음껏 샷을 가다듬었다. 매트가 깔린 사설 연습장과 달리 잔디 타석이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두번째 메이저대회 KLPGA선수권대회도 드라이빙 레인지가 딸린 코스에서 대회가 열렸다. 세번째 메이저대회 하이트진로챔피언십을 개최한 블루헤런 골프장 역시 드라이빙 레인지가 코스 안에 있었다.
박성현은 "밖에 있는 연습장보다 한결 편하고 시간이 절약된다"면서 "이번 대회는 아무래도 좀 불편하다"고 말했다.
LPGA투어 대회나 PGA 투어 대회가 열리는 코스는 반드시 드라이빙 레인지를 갖춰야 한다. 없으면 대회를 치를 수 없기에 대회를 앞두고 일부러 만들기도 한다.
드라이빙 레인지는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팬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꼭 필요한 시설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또 갤러리에게도 좋아하는 선수의 샷을 마음껏 감상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곳이 드라이빙 레인지다.
KLPGA도 대회 개최 코스는 드라이빙 레인지를 갖춰야 한다는 규정은 있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지키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를 강제하지는 않는다.
KB금융스타챔피언십은 '메이저대회'라는 간판을 걸어놨지만 선수들이나 갤러리들에게 '그저 그런 대회'로 여겨지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드라이빙 레인지 없는 코스에서 열려서다.
드라이빙 레인지 뿐 아니다.
남촌 골프장은 회원 170여명의 소규모 회원제 골프장이다. 모든 시설이 소수 회원 위주로 마련된 곳이다. 주차장은 고작 승용차 180대만 들어설 수 있다.
2만명에 가까운 갤러리가 들어차는 KLPGA 메이저대회를 수용할만한 곳이 아니라는 뜻이다.
경기위원회는 갤러리가 많이 물리는 티잉그라운드와 그린 주변에 공간이 부족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기도 했다.



대회 타이틀 스폰서 KB금융지주는 지난해부터 이 대회 장소를 남촌 골프장으로 옮겼다.
다른 대회와 차별화한다는 목적이라고 한다.
그러나 대회 경비 가운데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는 골프장 대여비를 아끼려는 의도라는 사실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신한금융지주가 타이틀스폰서를 맡은 한국프로골프 신한동해오픈은 KLPGA투어보다 인기는 덜 하지만 드라이빙 레인지가 딸린데다 갤러리 동선이 넉넉한 최적의 경기용 코스를 선수와 갤러리에 제공하려 돈과 정성을 아끼지 않아 메이저급 대회라는 찬사를 받았다.
하나은행이 국내에서는 여는 LPGA 투어 KEB하나은행챔피언십 역시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고 갤러리는 불편없이 즐길 수 있는 코스를 골라 개최한다.
메이저대회에 걸맞은 대회 코스를 외면한 탓에 총상금 7억원에 우승 상금 1억4천만원인 이 대회는 상금과 우승 트로피 크기만 '메이저급'이라는 박한 평가를 받게 됐다.
대회장에 전시된 KB금융스타챔피언십 우승 트로피는 함께 전시한 US여자오픈과 ANA챔피언십, LPGA챔피언십, 브리시티여자오픈 우승 트로피보다 2배 이상 커서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KLPGA 강춘자 부회장은 "투어 대회 모두는 어렵더라도 메이저대회만큼은 선수와 갤러리에게 환영받는 토너먼트 코스에서 여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kh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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