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프린트
• 스크랩
• 이전
• 다음

1. 
2. 

英총리 '설탕세' 반대…"식품업계 로비 받았나" 의혹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영국에서 비만 대책으로 검토되던 이른바 '설탕세' 도입에 대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반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설탕세 지지자들은 총리가 관련 연구용역 보고서도 검토하지 않은 채 반대하고 있다며, 식품업계의 로비를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총리가 설탕 함유 음식에 세금을 물리는 것은 안 그래도 어려운 가계에 '둔기'가 될 것이라며 설탕세 도입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정부는 설탕세 도입 대신 식품제조업체에 설탕 함유량을 줄이라고 권고하거나 영양 교육을 강화하고 정크푸드 광고를 규제하는 방안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탕세 도입을 주장해왔던 사람들은 그러나 정부가 설탕세 도입의 효과를 증명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해 설탕세 도입이 비만 억제에 효과가 있다는 결과를 얻었음에도 총리가 이를 검토하지 않은 채 반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영국 보건부 산하 공중보건기구가 1년 전 정부 의뢰로 수행한 이 연구는 지난 여름 완료돼 이달 초 보건부에 제출됐으나 총리에게까지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공중보건기구의 앨리슨 테드스톤 박사는 "연구 결과 설탕세가 단 음식 소비를 줄여준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세금이 더 많이 붙을수록 효과도 컸다"고 설명했다.
'설탕과의 전쟁'을 선포했던 영국 스타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는 데일리메일에 "강력한 식품·음료업계의 로비에 막혀 연구 결과가 은폐됐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캐머런 총리가 지난해 코카콜라, 네슬레 등 대형 식품업체와 슈퍼마켓 체인을 초청해 식품업계 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는 점을 들어 로비 의혹을 굳히고 있다.
국가비만포럼의 탬 프라이는 "정부가 의뢰한 연구 결과도 보지 않은 채 설탕세를 배제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자사 상품에 세금을 부과하고 싶지 않은 업계가 이미 총리에게 접근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