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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레이 전 인권최고대표 "日, 위안부 문제 사과해야"(종합)
"일본도 독일·남아공·호주 '사과' 선례 본받아야"
"박근혜 정부, 화해 위해 北인권침해 용인하진 않을 것 안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황철환 기자 = 나비 필레이 전 유엔인권최고대표는 22일 일본군 위안부에게 자행된 심각한 범죄에 대해 일본 정부가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필레이 전 대표는 이날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6회 세계지식포럼 강연에서 "어제 서울 여성인권운동기념관을 방문했고 한국의 여성 운동가뿐 아니라 북한, 태국, 대만, 네덜란드 출신도 만날 수 있었다"며 "익히 알려진 것보다 체계적인, 심각한 범죄가 과거 (일본군) 위안부 상대로 자행된 것을 듣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여성 억압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고 국제 사회 모두가 연관된 문제"라며 "(일본군 위안부는) 일본에 의해 이주돼 성 노예가 됐다. (당시) 한국 젊은 여성들이 이에 과연 동의했는가, 그리고 군대에 징집된 것으로 볼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그는 "그러한 강압적인 상황에서 동의는 있을 수 없고, 이를 증명할 필요도 없다"면서 "이들은 일본에 의해 강제로 이주됐고, 끌려가 성노예가 된 것인 만큼 이들에 대해 징집이란 말을 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독일이 나치에 대해,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에 대해, 호주가 원주민에게 사과하는 등 여러 국가가 선례를 남겼듯이 일본도 선례를 본받기를 바란다"며 일본 정부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주장했다.
그는 "여러 국가가 이 문제에 더 관심을 두길 부탁한다"면서 "국제사회가 (일본군 위안부 제도를 '성노예제'로 규정한 유엔) 보고서를 기반으로 이제 행동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필레이 전 대표는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광범위한 인권침해와 인권 관련 범죄가 북한에서 발생하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인권 침해의 정도에 대해서도 "오늘날 현대사회에서 이와 같은 전례를 찾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그는 "수만 명의 정치범이 불공정한 재판을 받아 수감된 것을 풀어주고, 성분제도 없애야 한다"며 "사회계급에 따라 사람을 차별하는 새로운 아파르트헤이트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필레이 전 대표는 "북한은 내정 문제라며 간섭 말라고 주장하나, 국가가 국민을 보호하는데 실패한 상황에서는 국제사회가 나서야 한다는 것이 오늘날 국제법의 방향"이라면서 "북한이 부인했다고 해도 (북의 인권침해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의 (대북) 화해 정책이 굉장히 중요한 것을 안다"면서도 한국 정부가 "화해를 위해 (북한의) 인권침해를 용인하지 않을 것도 잘 알고, 책임도 함께 물을 것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hoj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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