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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 이사장 거취 표명 없어…"사퇴의사 없다" 관측도
복지장관에게 "책임 지겠다" 말했지만…기금본부장 거취 결정까지 '버티기'?
연금 보장성·수익성 강화 난제 앞에 '집안 싸움 에너지 낭비' 비판 목소리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김예나 기자 =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자신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 이사장이 당장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21일 공단과 복지부 등에 따르면 최 이사장은 당초 이날 사의를 표명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최 이사장은 전날 밤 정진엽 복지부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책임을 지겠다. 조만간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은 서울 모처에서 최 이사장을 만나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에 대한 비연임 결정이 절차상 부적절했음을 지적하며 사퇴를 요구했고 최 이사장은 홍 본부장이 연임하기에 부적격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주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이사장이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최 이사장이 홍 기금본부장 (거취) 문제가 정리될 때까지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공단 내부 관계자는 "최 이사장이 복지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물의를 빚은 사실은 인정하되 자신의 (홍 본부장 비연임) 판단에 대해서는 잘못이 없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홍 본부장 연임 혹은 비연임에 대한 처리 여부가 명확히 정리되기 전까지는 사의 표명을 안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홍 본부장은 자신의 연임여부를 둘러싼 최 이사장과 복지부 사이의 갈등이 불거진 이후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최 이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면 함께 논란의 중심에 있던 홍 본부장 역시 자리를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만 나올 뿐, 복지부 역시 홍 본부장의 거취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최 이사장은 앞서 지난 12일 복지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홍 본부장에게 '연임 불가' 방침을 통보했다. 기금운용본부장은 국민연금공단의 2인자이지만, 500조원 규모의 국민연금 기금을 굴려 '자본시장의 대통령'으로 불릴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홍 본부장의 임기는 다음달 3일까지다.
최 이사장과 홍 본부장은 정부의 국민연금 기금 지배구조 개편안과 삼성물산[028260]-제일모직 합병안에 대해 이견을 보여왔고 중요 사안의 보고 체계와 관련해서도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비연임 결정으로 논란이 불거지자 최 이사장은 기금운용본부장의 연임 여부를 결정할 권한이 자신에게 있다고 밝혔지만, 복지부는 최 이사장에게 비연임 결정을 재검토하고 사실상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갈등이 길어지면서 보장성과 수익성 강화라는 큰 난제를 해결해야할 국민연금공단이 내부 인사들 사이의 싸움으로 인해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최 이사장은 현정부 초대 비서실장인 허태열 전 실장과 부산고 동문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후보 캠프에 있었고 홍 본부장은 최경환 부총리의 대구고 동기여서 두 사람의 갈등은 서로 다른 정치적 배경을 가진 인사들의 싸움으로 불리기도 한다.
국민연금 기금은 누적 적립금이 500조원에 이를 정도로 거대하지만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2060년에는 모두 고갈될 위험에 처해있다.
가입기간(25년 기준) 평균 소득에 비해 받는 국민연금 수급액의 비율인 '실질 소득대체율'은 20%대로 낮은 편이며 18~59세 총 인구의 절반 가량인 568명(납부예외자, 장기체납자)가 연금보험료를 내지 않아 사각지대에 내몰려있다.


bkkim@yna.co.kr, ye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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