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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비참지수 59년만에 최저에도, 미국인들 "나는 불행하다"

(서울=연합뉴스) 홍덕화 기자 = 실업률과 물가상승률을 더한 값으로 국민이 체감하는 경제적 삶의 질을 보여주는 '비참지수(Misery Index)'가 1956년 이후 59년 만에 최저인 5.1%를 기록했으나 미국인 다수는 자신을 여전히 불행하게 여기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미국 금융전문매체 마켓워치의 국제논평 담당 에디터인 렉스 너팅(Rex Nutting)은 15일(현지 시간) 마켓워치에 실린 '비참지수 59년 만에 최저…그런데도 우리는 왜 여전히 비참한가?' 제목의 칼럼에서 전년도의 실업률과 인플레율 등 2개 지표를 단순히 합산한 비참지수가 지난달 5.1%(실업률 5.1%+인플레율 0%)로 1956년 4월의 4.7%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고 너팅은 논평했다.
비참지수는 1970년대에 경제학자 아서 오쿤이 당시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하의 인플레이션)으로 간주됐던 높은 실업률과 고인플레율 등 2대 경제 문제에 대한 자신의 좌절감을 피력해보는 수단으로 창안한 것이다.
지미 카터 전 미 대통령은 1976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당시 '비참지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제럴드 포드(공화당) 대통령을 누르고 당선됐다. 선거 당일 비참지수는 13.2%였다.
이 지수가 22.0%로 치솟은 1980년에도 공화당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후보는 카터 대통령에 승리하는 과정에서 이를 활용했다.
심지어 2012년 미트 롬니 민주당 대선 후보도 이를 활용해 자신의 이미지에 활기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이 지수는 오늘날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너팅은 주장했다.
실업률이 낮고 인플레율도 언급되지도 않을 정도로 미미한 수준인 때문이다. 그런데도 미국인들은 자신을 비참하다고 여기고 있다.
NBC 뉴스와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이 9월 중순에 공동으로 벌인 여론조사 결과, 미국인의 62%는 자국이 잘못된 길을 걷고 있다고 말했다.
33%만이 미국이 제대로 갈 길을 가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너팅은 요즘 고도의 실업률이나 빈혈을 느낄 정도의 낮은 임금상승률, 빈부격차의 확대 등 복잡하게 얽혀 있는 문제점들 때문에 사람들이 비참하다고 느끼는 것이며 실업이나 물가 등 하나의 경제 지표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오늘날 많은 사람을 슬프게 하는 것은 스태그플레이션이 아니라 스태그네이션(침체)이며, 경제 문제가 아니라 장래에 대한 희망과 꿈의 문제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렇듯 비참지수는 디스코와 벨루어(면직물을 벨벳처럼 만든 것)처럼 이미 철 지난 역사의 유물이 되어버렸다고 그는 지적했다.


duckhw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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