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프린트
• 스크랩
• 이전
• 다음

1. 
2. 

해경본부 세종시 이전 확정…"해양주권 포기" 후폭풍
인천시의회 "배가 산으로 가는 격", 인천 시민단체도 반발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가 인천을 떠나 세종시로 이전하는 방안이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해경본부는 서울 정부청사에 있는 국민안전처의 세종시 이전에 맞춰 함께 세종시로 옮길 예정이다.
인천 정치권의 한 인사는 "해경본부의 세종시 이전이 확정된 것으로 파악됐다"며 "국민안전처의 이전 일정이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에서는 해경본부의 세종시 이전에 대한 반발 여론이 거세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노경수 인천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시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해상 치안주권과 해상 안전관리를 전담하는 해경본부가 해양도시 인천에서 내륙 지역인 세종시로 이전하려는 움직임은 마치 배가 산으로 가는 것과 같은 위험한 행보"라고 지적했다.
시의원들은 이어 "해경본부의 세종시 이전은 남북간 서해교전의 긴장감이 고조된 현 안보 상황과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기승을 부리는 중국어선의 불법조업 등 인천의 특수한 현실을 도외시한 발상"이라며 "현장을 떠난 세종시 이전은 해양주권 포기"라고 강조했다.
인천의 시민단체들도 진보·보수 성향 구분없이 해경본부 이전에 반대하고 있다.
자유총연맹·인천평화복지연대·인천경실련 등 37개 단체로 구성된 범시민대책위원회는 7일 인천종합문예회관에서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궐기대회를 열었다.
대책위는 "해상 치안 주권과 안전관리를 전담하는 기관이 해양도시에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정부의 안전혁신마스터플랜 100대 세부과제에도 '해경 현장 대응역량'을 강조한 만큼 해경본부는 바다와 접한 인천에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경본부 관계자는 이날 시 이전과 관련해 아직 어떤 통보도 받지 못했다"며 "우리도 어떻게 결론이 날지 궁금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해경본부는 1953년 해양경찰대 창설 때 부산에 본부를 뒀다가 1979년 인천 연안부두 인근 청사(현 인천해양경찰서)로 옮겨 '인천시대'를 열었다.
2005년 송도국제도시 청사로 이전한 해경본부에는 현재 해양경비안전국·해양장비기술국·해양오염방제국 등 3개국 14개 과 280명이 근무하고 있다.
해경은 2000년에도 각급 정부기관이 밀집한 대전으로 이전을 추진하다가 인천 정치권과 시민단체 반대에 밀려 인천에 남았다.
인천에서는 최근 해양 관련기관들이 잇따라 다른 도시로 이전, 해양도시로서의 위상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국립해양조사원 본원은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 이전 정책에 따라 2013년 부산시로 이전했고 선박안전기술공단도 같은 해 세종시로 본부를 옮겼다.


iny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