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김선경 기자 = 경남도가 도교육청에 지원한 학교 급식예산을 감사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작된 무상급식 논란이 1년을 맞았지만 여전히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논란은 지난달 도교육청의 감사 수용 발표로 마무리되는듯 하다가 이달 초 도가 도의회 행정사무조사와 거의 같은 시기에 별도로 급식예산 감사를 하겠다고 밝히면서 재개됐다.
도교육청은 홍준표 도지사 재임기간에는 무상급식 관련 논의도 하지 않고 급식비 지원도 받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으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얼마 남지 않은 내년도 무상급식 향방도 안갯속에 빠져들면서 당분간 학부모들의 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감사'로 시작된 논란 끝내 '감사'에 발목
도가 지난해 10월 도교육청에 지원한 학교 급식예산을 감사하겠다고 발표하자 도교육청은 거부 의사를 표명했다.
도교육청은 도로부터 급식예산에 대한 점검을 정기적으로 받아온데다 도가 '대등하고 독립된 지방정부'인 도교육청과 사전 협의 없이 전국 처음으로 학교를 직접 감사한다는 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에 도는 '감사 없는 예산 없다'는 원칙 아래 같은 해 11월 무상급식 보조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하고 무상급식 보조금을 뺀 2015년도 예산안을 편성했다.
그 사이 도교육청은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는 등 법적 조치를 취했고 시민단체에서는 '무상급식지키기 경남본부'를 꾸려 대응에 나섰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결국 지난 4월 1일부터 일선 학교에서는 무상급식이 사실상 유상으로 전환됐다.
같은 달 도의회가 기존 '지역별 보편적 무상급식'을 '소득별 선별적 무상급식'으로 전환하자는 내용을 담은 중재안을 냈지만 이마저도 무산됐다.
지난달에는 도교육청이 급식예산 도 감사권한을 명문화한 '도 학교급식 지원조례' 개정안 도의회 통과를 앞두고 "조건 없이 도 감사를 수용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무상급식 사태가 어떤 형태로든 해결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이후 도가 '도 학교급식 지원조례' 개정안 처리 후 급식비리 재발 방지대책을 교육청에 요구하고 급기야 조례가 공포된 지난 1일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도가 도교육청에 지원한 급식비(식품비)에 대해 도내 일부 초·중·고등학교를 직접 감사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분위기는 다시 냉각됐다.
학교 급식예산에 대한 도의회 행정사무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사실상 도가 '중복 감사'에 나서는데다 거듭된 감사가 교직원들에게 과중함 부담을 초래한다며 박종훈 교육감이 홍 지사와 급식 논의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해버린 것이다.
◇ 감정 싸움 계속…내년도 무상급식 '안갯속'
이에 따라 무상급식을 위한 두 기관간 실무협의가 무산된 데 이어 감정싸움도 계속되고 있다.
도교육청은 도가 예정대로 내년도 예산안에 영남권 평균 수준의 급식비를 편성하겠다고 했지만 이를 세입예산으로 잡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했다.
대신 도 지원 없이 자체 예산으로 경남형 급식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도의 일선 학교 감사방침을 두고서도 감정 섞인 공방이 이어졌다.
도는 도교육청이 감사를 거부하려는 것은 비리를 은폐하기 위한 의도라고 주장했고, 도교육청은 도가 무상급식 지원을 중단한 이후 비등한 비난 여론을 피하려는 정치적 꼼수에서 감사를 추진한다고 반박했다.
도교육청이 사실상 감사 거부를 위해 가능한 법적 조치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지자 도는 감사 불응시 박종훈 교육감을 비롯한 피감사 관계자 전원을 직무유기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발하겠다는 방침을 강조했다.
최근 도가 원래 이날부터 계획한 감사를 수능 이후로 연기한다고 밝히면서 잠시 '휴전'에 들어간 모양새지만 감사방침 자체를 접은 것은 아니어서 언제라도 갈등은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무상급식을 둘러싼 논란이 1년째 '감사' 문제를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이를 지켜보는 학부모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수준으로 무상급식이 회복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은 이미 도교육청 발표에서도 확인됐다.
앞서 도교육청은 "도 지원 없이 지난해 수준으로 무상급식을 회복하는 것은 당장 불가능하다"며 "자체 예산을 더 확보하는 것을 전제로 향후 어느 수준까지 어떻게 (예산을) 늘여갈 수 있을지 확인해보겠다"고 말한 바 있다.
도교육청 측은 12일 "도의회 행정사무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다소 (일정이) 늦어지고 있지만 학교급식업무 담당 부서인 교육복지과를 중심으로 비상대책기구를 꾸려 내년도 무상급식 계획을 논의할 계획"이라며 연말 안에 결과물을 내놓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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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5/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