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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군 개국원로 아들, 홍콩서 여배우와 '달콤한 20년'

(서울=연합뉴스) 조성대 기자 = 중국군 총참모장(참모총장)을 지낸 뤄루이칭(羅瑞卿) 예비역 대장의 아들 뤄위(羅宇) 전 중국군 대교(대령과 준장 중간 계급)가 홍콩에서 왕년의 육체파 여배우 디나(狄娜)와 20년간 결혼 생활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1978년 사망한 뤄 대장의 차남인 뤄위는 최근 홍콩에서 출판된 회고록 '총참모부와의 고별'에서 디나와의 20년간의 애정 행각을 털어놨다고 영국 BBC 방송 중문판이 9일 보도했다.
뤄위는 총참모부 항공장비처장으로 복무하던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 유혈 진압에 불만을 품고 중국군에 복귀하지 않고 홍콩에 눌러 앉았다.
뤄위는 당시 파리에서 개최된 에어쇼에 참석했다가 귀국하지 않았고, 이때문에 1992년 장쩌민(姜澤民) 국가 주석 겸 주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부터 군적과 당적을 모두 박탈당했다.
뤄위는 회고록에서 홍콩에 망명한 1989년 디나를 우연히 만나 애정이 싹텄고 이듬해인 1990년 결혼했다면서 서로 다른 세계에 살던 두 사람이 부부의 인연을 맺게 된 것은 하느님의 보살핌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 회고록의 표지에는 뤄위가 군복 정장을 하고 디나와 함께 찍은 사진이 실려있다. 뤄위는 디나의 요청으로 이 사진을 찍게 됐으며 군복을 입고 찍은 마지막 사진이라고 밝혔다.
뤄위와 극적인 결혼을 한 디나는 홍콩 영화계에서 특이한 여배우로 꼽힌다. 홍콩의 유명 감독 리한샹(李翰祥)이 감독한 영화 '대군벌'에 출연하는 등 육체파 여배우로 이름을 날리다 사업에 뛰어들어 기업가로도 성공했기 때문이다.
본명이 량궈신으로 1945년 광둥(廣東)성 싱닝(興寧)에서 태어난 디나는 마카오의 산타로사 여고를 졸업한 후 1962년 홍콩 영화계에 데뷔해 십 수년간 육체파 배우로 명성을 날렸다.
1970년대들어 좌익 사상에 물든 디나는 자산계급 및 자본주의와의 결별을 선언하고 중국 본토에 들어가 문화혁명에도 참가해 홍콩인들을 경악하게 했다.
디나는 2008년 홍콩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1960년대 중국을 위해 정보 수집을 하는 등 스파이 역할을 했으며 중국 고위층과도 가까운 사이라고 고백했다.
디나가 2010년 3월 31일 65세를 일기로 사망하자 중국 관영 신화 통신은 그의 부고를 타전하면서 그는 기이하고 다채로운 삶을 살면서 대륙의 비행장 네비게이션 시스템 구축에도 기여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sd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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