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학교 차별하는 일본의 다문화 공생 정책은 허구"
건대서 '재일의 민족교육을 묻다!' 초청전 기념 포럼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1945년 해방 직후 일본에는 한국어(조선어) 강습소가 곳곳에 생겨났다.
미처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재일동포들이 고국의 말과 문화를 지키기 위해 직접 세운 일종의 민족학교였다.
이 강습소가 지금 조선학교의 뿌리다.
70년이 지난 지금, 조선학교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때 500여 곳에 달했던 조선학교는 일본의 노골적인 차별과 동화 정책으로 70여 곳으로 줄었다.
하지만 뿌리를 지켜가려는 노력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6일 건국대 상허기념도서관에서 막을 올린 일본 고려박물관 초청 기획전 '재일의 민족교육을 묻다!'도 이러한 노력의 일부다.
건국대 아시아·디아스포라연구소와 고려박물관이 공동 주최한 이번 전시는 고려박물관 소장 자료를 전시용 패널로 재구성해 조선학교의 과거와 현재를 한눈에 보여준다.
이날 전시회 기념 포럼에 참석한 한·일 양국의 전문가는 민족교육을 인정하지 않는 일본 정부의 태도를 비판하며, 조선학교의 역할을 높이 평가했다.
오이시 다다오(大石忠雄) 고려박물관 민족교육연구회 연구원은 "일본은 다문화 공생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하지만 외국인 학생의 취학 의무를 인정하지 않고, 공립학교 역시 외국인 학생에게 모국어 학습의 기회를 주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아베 정권은 국제이해교육을 권장하면서도 각 나라 언어를 사용하는 민족학교에 대해서는 차별과 동화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2013년 조선학교를 고교 무상화 교육에서 배제했고, 지방자치단체도 보조금을 잇따라 줄이거나 중단했다.
오이시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누구든 자신의 정체성을 길러가는 민족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며 "이것을 방해하는 배제나 차별은 없어야 한다"고 일본 정부의 이중적인 태도를 꼬집었다.
하라다 교코(原田京子) 고려박물관 이사장은 "재일 한국·조선인의 민족교육을 지키는 것을 일본인의 중요한 책임"이라며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재일 한국·조선인에 대한 차별과 탄압에 맞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인섭 건대 아시아·디아스포라연구소 소장도 "글로벌 시대에는 획일화보다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정체성을 기를 수 있는 민족교육이 중요하다"며 "이번 전시회는 조선학교가 일본 사회에서 공존하기 위한 노력 중 하나"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일본 지식인·시민단체·재일동포가 힘을 합쳐 2001년 도쿄에 설립한 고려박물관은 한국사 및 재일동포사와 관련한 전시 및 강좌를 꾸준히 열며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기획전은 오는 16일까지 계속된다.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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