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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명소" vs "운영비 폭탄"…청계천복원 10년 명암
연 방문객 1만8천명·관리비는 75억…생태계 보존사업은 '진행 중'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청계천 복원사업이 끝난 지 올해로 10년이 됐다.
청계천은 연평균 1만 8천명의 내·외국인이 즐겨 찾는 도심의 명소가 됐고 빛초롱축제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리는 상징적 공간이 됐다.
그러나 한강물을 인위적으로 끌어다 쓰는 방식이어서 연간 관리비만 75억원이 투입되고, 비가 많이 오면 물고기가 폐사하는 등 부작용은 비판 대상이 됐다.
청계천 복원사업은 이명박 서울시장 시절인 2003년 7월부터 2005년 10월까지 추진됐다. 사업비는 3천867억원, 투입인원은 69만 4천명에 달한 대규모 프로젝트였다.
서울시는 당시 청계천 상인들의 큰 저항에 부딪혔으나 가든파이브로의 이주를 약속하면서 낡은 고가 철거로 안전성 확보, 환경친화적 도심공간 조성, 역사성과 문화성 회복, 강남북 균형 발전 등을 내세워 결국 사업을 마쳤다.
이 사업으로 시민들은 동아일보사부터 신답철교까지 5.8km 구간을 걸을 수 있게 됐다.
수표교 등 22개의 다리와 갈겨니·붕어·버들치 등 다양한 물고기, 테마별 녹지공간도 시민들이 접할 수 있게 됐다.
홍병윤 서울시설공단 청계천관리처장은 27일 "적을 때는 한 해 1만 3천여 명, 많을 때는 2만 1천여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청계천을 찾는다. 외국인 단체 관광객도 연평균 600여 명씩 들러 서울관광 필수코스가 됐다"고 말했다.
또 청계천에선 지난해에만 패션쇼와 사회적경제 장터 등 1천990건의 행사가 열려 도심 속 문화공간으로도 자리 잡았으며, 청혼의 벽 등 시민 참여 공간도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청계천은 원래부터 물이 없는 건천(乾川)으로, 한강 물을 끌어다 쓰는 역류취수 방식이라 '콘크리트 어항'이란 비판도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물을 끌어쓰기 위한 전기료 등 유지·보수 비용도 연평균 75억원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습적인 폭우가 내리면 행인이 고립되거나 물고기가 집단 폐사하는 등 생태적으로 완전히 복원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이윤희(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도심에 워낙 여유로운 공간이 많지 않아 청계천이 시민의 사랑을 받고는 있지만, 인공적인 것을 자연적으로 보이기 위해 막대한 재원이 드는 건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에 2011년 11월 취임한 박원순 시장은 다른 방향으로의 청계천 생태복원을 모색하고 있다.
청계천시민위원회를 주축으로 청계천 개선보완 마스터플랜을 마련하고, 최근에는 제2마장교부터 신답철교까지 다양한 수목을 심는 등 생태복원 시범사업도 마쳤다.
중장기적으로 청계천 상류의 지천을 복원하고, 최종적으로는 4대 산의 물줄기를 청계천과 연결하는 구상도 마련하고 있다.
조명래 청계천시민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상류 지천 중 차량이 안 다니거나 적은 중학천, 동십자각 근처 등은 비교적 단기간에 복원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며 "이외에도 수표교 이전·중건 위치 등도 합의가 많이 이뤄져 앞으로는 역사와 문화까지 고려한 청계천 복원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lis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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