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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오바마·시진핑 회담서 북핵 해법 도출돼야

(서울=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5일 가질 예정인 정상회담에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 두 정상은 지난 2009년 이후 6번째 만나는 것이지만 시 주석의 미국 국빈방문은 처음이다. 특히 이번 회담은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 사이버 안보 문제 등을 두고 미중 간에 어느 때보다 냉기류가 흐르는 시점에서 이뤄지게 된다. 미국은 올해 연방인사관리처가 해킹당한 것을 비롯해 연방 공무원 등의 개인 정보를 대규모로 해킹한 진원으로 중국을 꼽고 있어 양국 간 갈등이 고조돼 왔다. 뉴욕타임스는 미중이 상대국의 주요 기반시설을 마비시키기 위한 사이버 무기 선제사용 금지를 뼈대로 한 사이버 군축협정에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지만, 결과는 두고 봐야 한다. 무엇보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은 미중 어느 쪽도 양보가 불가능한 이슈다. 이밖에도 위안화 환율, 중국 인권 문제 등 두 정상의 회담 테이블에 오를 메뉴들은 그 어떤 것도 간단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두 정상이 이견을 보이지 않는 것이 하나 있다면 북핵 문제다. 수전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오바마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고 핵을 포기하게 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우려스러운 것은 이번 회담에서도 양국 정상이 '한반도 비핵화 촉구'라는 원론적 선언만 내놓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점이다. 북핵 문제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미중 정상이 북한의 핵개발을 절대로 용인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경고를 분명하게 보내는 것은 물론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북한을 핵 협상 테이블로 유인할 방안이 없는 말뿐인 촉구라면 현 단계에서는 그리 유용하지 않을 듯 싶다. 당장 북한은 내달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아 장거리 로켓 발사와 핵실험 가능성을 거론했다. 북한의 언급은 실행의지보다는 주변국을 떠보려는 속내가 더 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는 여건만 마련된다면 대화 테이블로 나올 의사가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마침 존 케리 국무장관은 "북한의 핵 위협을 끝내려면 경제제재 이상의 수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라이스 보좌관도 "북한이 핵을 보유하는 것과 경제적으로 발전하는 것 중에서 선택의 폭을 좁히는 방안을 미중 정상이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의 핵·경제 병진 노선을 포기하도록 하는 방안이 이번 회담에서 논의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는 얘기다. 북한의 도발은 강력히 응징해야 한다. 그러나 한반도의 군사적 위기 또한 적절히 관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 특히 시 주석은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경사'라는 미일의 비판 여론에도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했던 것에 이제 답을 해야 할 차례다. 북한 체제의 안정과 비핵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구해온 것이 중국의 변함없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비핵화에 무게를 둔 시 주석의 고심 어린 제안이 나와야 할 시점이다. 북핵 문제 해법 도출이 이번 미중 정상회담의 최대 성과가 되길 기대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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