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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 속에서 찾은 제주 소천굴 천연기념물 지정 예고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모래더미에 막혀 숨겨졌다가 발견된 제주 소천굴 705ｍ가 국가 문화재로 지정된다.
제주도는 문화재청이 소천굴(昭天窟) 제3입구에서 발견된 동굴 705ｍ의 지상부 32필지 11만6천57㎡를 천연기념물 제236호 제주 한림 용암동굴지대에 포함하는 내용의 행정예고를 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부분의 동굴은 2011년 제3입구에 쌓인 모래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기존 굴과 반대방향으로 나 있는 채 발견됐다. 소천굴의 길이는 애초 3천ｍ에서 3천705ｍ로 늘어났다.
도는 당시 대한지적공사에 의뢰해 동굴 내부에 대한 3D 실측조사 등을 완료했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는 최근 현지 조사를 하고 심의를 거쳐 천연기념물 구역을 확대해 용암동굴이 지닌 자연·역사적 환경가치를 보존·관리하기로 했다.
행정예고가 끝나면 한림 용암동굴지대는 애초 246필지 54만8천671㎡에서 278필지 66만4천728㎡로 늘어난다.
소천굴이란 이름은 1968년부터 1970년까지 첫 조사를 한 학술조사단이 붙였다. 다양한 양치식물이 무성하게 자라난 제2입구에 빛이 내리비치는 모습이 아름다워 '환하게 비춘다'는 뜻의 한자 '소(昭)'와 하늘 '천(天)' 자를 더했다. 주민은 이전에 '망오름굴'이라고 불렀다.
기존 소천굴은 한라산 북서쪽인 한림읍 619번지 일대 221필지(41만2천496㎡)에 걸쳐 있는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긴 용암동굴로 알려졌다.
이 동굴에는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240ｍ 길이의 동굴 속의 동굴(tube in tube)과 코핀(coffin)이라 불리는 희귀 지형이 있다.
상어 이빨처럼 생긴 용암종유석와 탄산염 성분의 석순, 종유석 등 다양한 동굴생성물이 있어 동굴이 생성된 과정을 연구하는 귀중한 자료가 되는 가치 있는 동굴로 평가되고 있다.
소천굴에는 지금까지 박쥐와 거미류 등 모두 29종의 동굴동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나무 등 지표면의 식물 뿌리가 천장의 갈라진 틈을 타고 내려와 10ｍ 이상 뻗어 있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소천굴과 주변에 있는 황금굴(黃金窟), 협재굴(狹才窟)은 1971년 9월 30일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kh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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