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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민이 늙어 밥도 덜 먹는다
쌀소비량 20년만에 20％ 감소…사케·생선 소비도 줄어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1990년대에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에서 '쌀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서구식품의 유입 때문이기도 하지만 고령화로 쌀 소비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FT는 진단했다.
21일(현지시간) FT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20년 전보다 쌀의 소비가 무려 20％나 줄었다.
쌀을 원료로 만드는 술인 사케 소비량도 1970년과 비교했을 때 3분의 1로 줄었고 밥과 곁들여 먹는 생선의 소비 역시 2005년에 비해 30％ 감소했다.
일본인의 하루 칼로리 섭취량도 2006년 2천670㎉를 찍은 뒤 점점 낮아져 지난해 2천415㎉까지 내려왔다.
쌀 소비량이 줄어든 것은 젊은이들이 밀로 만든 서구식 음식을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고령인구가 늘어나 음식 소비 자체가 줄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일본 농림수산성 대변인은 "인구가 점점 고령화하면서 사람들이 예전만큼 (음식을) 먹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소비량이 줄어드는 와중에 일본에서 재배한 쌀이 미국 캘리포니아산 쌀보다 값이 내려가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이런 가격 하락은 단기간에 극복 가능할 수는 있어도 쌀이 위축되는 현상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FT는 내다봤다.
일본에서 과거에는 쌀이 식량자급의 상징이자 전후의 배고픔을 면하게 해주는 구세주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쌀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
농업에 종사하는 이들의 평균 연령도 70세에 달했다. 일본 농가의 64％가 벼농사를 짓지만 쌀이 일본 농산품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1％에 불과한 게 현실이다.
FT는 이 같은 변화로 일본에서 '쌀의 시대'에 종말이 올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집단자위권법을 통과시키며 과격한 개혁을 이뤄냈지만 일본 농업계에서는 그보다 더욱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nar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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