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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유엔결의'로 대북압박…시진핑체제 강경의지 드러내
출범 후 처음 맞은 장거리로켓 도발 국면…'선제적 경고·억제' 초점
"비핵화 재다짐하라"…'핵보유국 선언' 철회도 간접 촉구

(베이징=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나온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의 '유엔 결의' 발언은 북한에 대한 시진핑(習近平) 지도부의 강경한 의지를 직접적으로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왕 부장이 19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9·19공동성명 10주년 기념 북핵 세미나에서 언급한 '유엔 결의'는 사실상 새로운 대북제재를 뜻한다.
북한이 만약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다면 중국도 국제사회가 결의하게 될 새로운 대북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한 것이다.
중국 고위 당국자가 북한 문제와 관련해 '유엔 결의'와 같은 단어를 입에 올린 것 자체가 드문 일이다.
중국은 그동안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시험이나 추가 핵실험을 예고하면 대체로 '관련 국가'들에 대해 자제와 냉정을 촉구하는 방식으로 간접적인 경고메시지를 발신하는 데 그쳐왔다.
이는 전통적인 북중 우호관계를 악화하지 않는 동시에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조치였다.
중국은 이미 북한을 향해 두 장의 '옐로카드'를 꺼내 든 상태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지난 15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로켓 발사 예고에 관한 중국의 입장을 요구받자 "북한은 주권국가로서 우주의 평화적 이용 권리가 있지만, 이 권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관련 결의의 제한을 받고 있다"면서 "유엔 안보리 결의는 마땅히 철저하게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역시 로켓을 쏘면 제재에 동참하겠다는 메시지다.
왕 부장의 발언이 더욱 주목을 받는 것은 북한의 이번 장거리 로켓 도발 국면이 시진핑(習近平) 체제의 대북정책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하나의 '시험대'라는 관측이 많이 나오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시 주석이 국가주석에 취임하기 직전인 2013년 2월 제3차 핵실험을 실시한 뒤 아직 한 번도 장거리 로켓 발사 시험이나 핵실험을 한 적이 없다.
김장수 주중 대사는 전날 주중대사관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시 주석이 부임한 이후 추가적인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시험이 없었다"며 "중국은 자기들이 그만큼 건설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이야기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아직 로켓 발사를 공식화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중국 고위 당국자 입에서 '유엔 결의' 등의 민감한 표현이 나온 점은 시진핑 지도부가 북한에 대해 느끼는 불편함이 어느 정도인가를 짐작하게 한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왕 부장은 이날 "반도(한반) 비핵화는 재확인돼야 한다", "(9·19공동성명을) 부인하거나 심지어 뒤집어서는 안 된다"면서 북한이 '핵보유국' 입장을 고집하는 상황도 우회적으로 겨냥했다.
베이징 관측통들은 중국당국이 북한에 잇달아 높은 수준의 경고를 보낸 것은 중국정부도 이미 로켓 발사가 막바지 단계에 와있고 북한이 이를 실제로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풀이했다.
또 중국이 사실상 '유엔 결의'를 선제적으로 거론했다는 점에서 북한의 도발 강행에 대한 중국의 대북제재 동참 수준은 기존보다 훨씬 강력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js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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