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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남겨진 자들을 위한 미술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예술가는 문학작품뿐 아니라 미술작품에서도 자신의 상실과 허탈함을 표현하려 하고 그 과정을 통해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우정아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는 '현대미술은 어떻게 이별과 죽음, 전쟁과 재해를 치유하고 애도했는가?'라는 부제가 달린 이 책에서 미술작가들의 상처와 트라우마를 꺼내 보인다.
매번 위대한 작가, 대단한 작품이라는 칭찬 일색의 미술계가 멀리 느껴졌다면 과거 또는 이 시대를 사는 미술작가들이 어떤 삶을 살았으며 작품에는 그것이 어떻게 반영했는지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저자가 상실과 트라우마 얘기를 꺼낸 것은 그의 설명대로 고대로부터 미술의 기본 원리는 재현이었고, 재현은 시각이 아닌 기억에 의존하며, 존재가 아닌 부재를 조건으로 한다는 점 때문일지도 모른다.
에이즈로 세상을 떠난 연인을 위해 작품을 만든 펠릭스 곤살레스 토레스 이야기를 시작으로 오노 요코, 양혜규, 이불, 마르셀 뒤샹 등 미술가 16명의 이야기가 실렸다.
"이 책에서 다루는 16명의 미술가는 많은 것을 잃어버렸다. 연인이 죽고, 가족이 떠나고, 정든 고향이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달라지거나, 전쟁 혹은 자연재해가 일상의 터전을 송두리째 없애버리고, 오랫동안 꿈꾸어 온 유토피아가 악몽이 되어 실현되기도 했다."(프롤로그 중)
저자는 그들의 작품이 무의미하거나 혹은 오히려 기괴해서 불편하게 느껴진다면 예술 앞에서 낯선 이 감정들이야말로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올바른' 태도일지도 모른다고 적었다.
휴머니스트. 360쪽. 2만원.



js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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