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프린트
• 스크랩
• 이전
• 다음

1. 
2. 

거리로 나선 시리아인들 "한국에 가족 데려오게 도와달라"
대부분 인도적 체류자 자격…가족결합·의료혜택 필요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아내와 아이들이 정말 보고 싶습니다. 고국에 돌아가 가족들을 만날 수 있게 이슬람국가(IS)로 인한 내전이 끝날 수 있도록 한국이 도와주세요."
6년 전 고향을 떠나 일을 하러 한국에 온 시리아인 마모드(34)는 터키 킬레스 난민캠프에서 지내는 부인과 각각 7살, 2살, 6개월 난 세 자녀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해변에 쓰러져 숨진 아일란 쿠르디 사진을 보고는 가장 먼저 내 자식들이 떠올랐다"며 "열악한 터키 난민캠프에서 지내는 가족들을 한국으로 데려와 재결합할 수 있게 한국 정부가 도와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난민인권단체인 '피난처'는 마모드 처럼 국내에 거주하는 시리아 난민 30여명과 함께 13일 오후 유엔난민기구(UNHCR) 한국대표부가 있는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시리아인들은 '우리에겐 더 많은 피난처가 필요합니다', '시리아 난민들의 피난처가 되어주세요', '세이브 시리아', '시리아 난민 우리 곁에 있습니다' 등의 문구가 담긴 피켓을 들고 모였다.
터키 해변에서 숨진 채 발견돼 전 세계에 시리아 난민 문제를 환기시킨 세 살배기 꼬마 쿠르디의 사진도 곳곳에 보였다.
아흐마드(20)는 "IS 점령군들 때문에 고국의 통신 환경이 좋지 않아 가족들과 연락이 두절됐다"며 "어머니가 너무나 보고 싶지만 20대라 고국에 돌아가면 바로 IS에 끌려가기 때문에 시리아에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날 시리아인들은 대부분 일을 하러 한국에 왔다가 고국에 내전이 발발, 난민 처지가 돼 대개 인도적 체류자 지위를 갖고 있다. 피난처에 따르면 이런 시리아 난민은 768명이나 된다.
이들은 자신들에게는 난민 인정자와 달리 가족을 초청해 함께 체류하는 '가족결합' 권리와 건강보험 등 사회보장 혜택을 주지 않는다며 고통을 토로했다.
쟈페르(45)는 "머무르게 해 준 한국 정부와 우리를 도와주는 많은 한국사람에게 감사한다"면서도 "터키 카이사라 난민캠프에서 지내는 다섯명의 아이와 아내가 나처럼 안전한 한국땅에 와서 지낼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와 시리아인 친구들은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못해 몸이 아파도 비싼 의료비 때문에 병원에 갈 엄두를 내지 못한다"고 전했다.
피난처는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난민들이 가장 원하는 가족결합과 건강보험 혜택을 보장해달라"며 "한국에서 지내는 동안 불편함이 없도록 난민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 교육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광화문 인근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시리아 난민 문제를 알리는 캠페인을 펼쳤다.
se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