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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에 찜질방, 건강까지 챙겨줘…"옛날의 시장이 아니야"
'진화하는' 전통시장...대형마트 공세에 너도나도 '대변신'
추석 앞두고 '천원 경매' 등 손님끌기 이벤트 풍성

(전국종합=연합뉴스) 잔잔한 음악 속에 500원짜리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카페가 있는 시장. 손님이 구입한 상품을 주차장까지 배달해주는 서비스.
전국의 전통시장들이 변신을 꾀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 흥정의 재미, 시끌벅적 세상사는 이야기 등 지금까지 모습만으로는 우후죽순 생겨나는 대형마트와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이다.
어떤 시장은 커피 소비가 급증하는 트렌드에 맞춰 이색 카페를 꾸미고 찜질방을 마련해 손님의 발길을 유도한다.
장보기뿐만 아니라 덤으로 문화생활까지 누릴 수 있게 야외 공연장을 만들거나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물론 보건소와 연계해 건강까지 보살핀다.
더욱이 각 전통시장은 추석 대목을 앞두고는 특별 할인, 경품 행사 등 갖가지 이벤트를 마련한 채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 '고객을 즐겁게하라'…카페·공연장 등 시장 속 이색 공간
충북 충주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인 자유시장에는 DJ 부스를 갖춘 '자유카페'와 미니 찜질방이 있다. 시장 손님들을 위한 시설이다.
상인회가 운영하는 자유카페는 하루 300여 명이 찾아 차를 마시며 음악을 듣고 이웃과 이야기꽃을 피운다.
커피는 500원, 가장 비싼 생과일주스는 2천 원으로 저렴하다. 게다가 DJ가 신청곡을 들려주고 시장 소식, 건강상식 등 유용한 생활정보도 알려준다.
찜질방도 2천 원이면 이용할 수 있어 낮잠을 자거나 가볍게 피로를 풀기에 그만이다.
자유시장 관계자는 "골목상권 생존을 위협하는 대형마트 공세에 맞서자는 취지에서 자유카페를 운영하고 있다"며 "카페가 사랑방 역할을 해 시장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강원 동해의 오래된 북평민속 5일장은 야외공연장과 전통주막촌이 생기며 새롭게 변하고 있다.
전통주막촌 안은 동해시와 북평민속시장 역사와 발자취를 담은 사진, 1970년대 정취를 북돋우는 소품 등으로 가득 차 있어 색다른 볼거리다.
전북 전주 신중앙시장은 전주지역 전통시장을 소재로 한 사진을 접수해 우수 작품을 시상·전시하는 '전통시장 사진공모전'을 열고 있다.


◇ '장보기에 관광은 덤'…야시장·투어프로그램까지 운영
중소기업청이 선정한 문화관광형 시장인 경남 창원 상남시장은 지난해 12월 '대끼리 야시장'을 개설했다. '대끼리'는 '아주 좋다'는 의미의 경상도 사투리다.
상남시장 건물 2층 통로에서 매일 낮 3시부터 자정까지 어묵, 토스트, 츄러스, 케밥, 튀김 등 각종 길거리 음식을 판다.
지난 7월에는 매주 목·금요일 '야시장 음식문화축제'가 열려 열대야에 지친 시민을 시장으로 불러모으기도 했다.
충북 괴산군 청천면 청천 푸른내 시장은 오는 20일부터 23일까지 수원 등 수도권 도시에서 300여 명을 초청해 괴산군에서 열리는 '세계 유기농산업엑스포'와 엮은 '시장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괴산 특산물인 절임 배추를 알리고자 배추 절이기, 절임 배추 시식 등 체험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또 다음 달 3일에는 버섯축제를 열어 가수 초청 공연, 노래자랑 등 볼거리를 제공한다. 관광객 등이 자연산 버섯을 싸게 구입할 수 있도록 버섯 경매도 한다.
경기 오산 오색시장은 소비자가 직접 만든 소품을 판매하는 '맘스마켓', 시간을 정해 할인 판매하는 '세일데이', 장날 '문화야시장' 등 특화 운영으로 평택, 화성 용인, 수원, 안성 등에 있는 손님까지 끌어모으고 있다.



◇ '대형마트 못지않은 편안함'…짐 들어주기·마일리지 적립 서비스도
울산 울주군 언양시장은 시장 안에서 공영주차장까지 짐을 들어다 주는 서비스인 '핸드캐리어 사업'을 하고 있다. 울주군이 공공근로자 1명을 채용해 오전 9시부터 3시간 동안 핸드캐리어 서비스를 한다.
울주군 관계자는 "한 손에 다 들기 무거운 양을 사거나 손이 모자랄 때 손을 빌려 주는 서비스다"며 "전통시장을 찾는 주민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려고 서비스에 나섰다"고 강조했다.
울산 동구 대송농수산물시장은 2012년 11월부터 구매고객에게 마일리지를 적립해주고 있다.
마일리지 카드를 발급받아 시장에 가면 하루 1회에 한해 50 마일리지를 적립해준다. 5천 마일리지를 모으면 5천 원짜리 온누리 상품권을 준다.
인천 남구 용현시장 상인회는 대형마트처럼 시장에서 산 물건을 1시간 뒤 집으로 직접 배달해 주는 '장보기 배송 서비스'를 2년째 하고 있다.
춘천시보건소는 장날에 전통시장에 '찾아가는 검진 부스'를 마련해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 등을 측정하고 개별 상담을 하는 등 고객 건강까지 챙긴다.



◇ 추석 대목 잡아라…'천원 경매' 등 이벤트 풍성
국제시장, 자갈치 시장 등 부산을 대표하는 24개 전통시장은 추석과 11월 김장철을 앞뒤로 다양한 할인·특판 행사를 한다.
차례 물품 20% 할인, 구매고객 온누리 상품권 증정, 점포별 대표상품 특가 판매, 명절 선물용품 할인 판매 등을 하고 있어 알짜 쇼핑을 즐길 수 있다.
호남 최대 전통시장인 광주 양동시장은 추석 연휴 전날인 오는 25일까지 온누리 상품권을 현금으로 구매하면 10% 할인해준다.
강원 양구군은 군부대 병사, 장교, 부사관 등이 농산물을 구입해 선물로 보내면 택배비를 일부 지원하는 '군 장병 추석 효도선물 보내기' 행사를 열고 있다.
제주시민속오일시장 상인회는 추석 전 마지막 장날인 22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제사용품을 대상으로 '천원 경매'를 한다.
'안동 찜닭'으로 유명한 경북 안동 구시장은 다문화 가정 여성들이 만든 중국, 필리핀,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등 전통 음식으로 '다문화 먹거리 마차'를 운영한다.
이 밖에 대구 서문시장, 의정부 제일시장 등 전국 곳곳에 있는 전통시장이 고객 발길을 잡기 위해 다양한 추석 대목 행사를 펼친다.
(변우열 김호천 손현규 이정훈 임보연 변우열 최재훈 여운창 이우성 임채두 김근주 한무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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