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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해선 "황 간호사가 보고 싶다면 '타바스코'를 찾아주세요"
연극 '타바스코' 출연하는 '황 간호사' 배해선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황 간호사는 죽었지만 배우 배해선이 보고 싶으시다면 연극 무대를 찾아주세요."
SBS TV 드라마 '용팔이'에서 '황 간호사'역을 열연해 화제를 모은 배우 배해선은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열린 연극 '타바스코' 기자간담회에서 "시청자분들이 연극무대로 오셔서 다른 장르의 문화도 한번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배 씨가 드라마에서 연기한 황 간호사는 식물인간으로 누워있는 여주인공 김태희(여진 역)를 인형 다루듯 하며 이유 모를 집착을 보이는 섬뜩한 캐릭터다.
드라마에선 간간이 얼굴을 비추는 조연이지만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선 누가 뭐라 해도 인정받는 주연급 배우다.
배 씨는 "제 생각보다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주니 얼떨떨하다. 지구를 탈출하고 싶다고 할 정도로 부끄럽다"고 말했다.

그가 20년간 활약한 무대를 떠나 방송에 얼굴을 비춘 것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문이었다.
그는 "원래 하려던 공연이 메르스 때문에 내년으로 미뤄지면서 시간이 났다. 마침 그때 캐스팅하는 쪽에서 '작은 배역이고 마지막 회차까지 안 나올 수 있지만, 부담없이 한번 해보라'는 제안이 들어왔다"고 출연 배경을 설명했다.
이미 연극계 안팎에선 연기력을 인정받는 배우지만 "한번 공부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에 그간 발걸음 하지 않던 방송 출연을 결정했다고 배 씨는 말했다.
그는 "드라마나 영화를 해본 적이 없어 현장 공부를 한번 해보고 싶었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연기하는지 궁금한 마음도 있었다"고 말했다.
베테랑 배우지만 첫 드라마 출연에 많이 긴장됐다고 배씨는 덧붙였다.
"드라마에선 신인이니까 많이 긴장이 됐어요. 그래도 현장 스태프들이 도와줘서 편안하게 했습니다. 드라마와 무대 연기가 어떻게 다르냐고들 묻는데 아직 한편밖에 안 해봐서 잘 모르겠어요."

드라마에서 하차한 지 얼마 안 됐지만 그는 벌써 "잘 기억이 안난다"고 말했다.
드라마와 비슷한 시기에 연습에 돌입한 연극 '타바스코'에 매달리고 있어서다.
배 씨는 "(드라마 출연으로) 다른 사람들보다 연습량이 부족해서 연습에 열중하고 있다"서 "연극계에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총출연하는 작품인 만큼 긴장감 넘치고 재미있는 공연을 선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그는 다시 돌아온 무대가 "엄마 품처럼 포근하다"고도 말했다.
그는 "익숙한 장소이고 다 아는 사람들이니 마치 엄마 품처럼 포근하다"면서 "황 간호사는 죽었지만 배우 배해선이 보고 싶은 관객들이라면 연극 무대를 찾아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배 씨는 자신이 출연한 드라마 모니터링도 연극 공연이 끝난 이후로 미뤄뒀다고 말했다.
아직은 TV 화면으로 자신의 모습을 보기가 부끄럽다는 것이다.
그는 "타바스코 끝나면 연기를 훑어보고 반성의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다"며 크게 웃었다.

배 씨가 말한 대로 이 연극에는 김수현(돈 역), 김지성(애니 역), 박주용(이크발 역) 등 연극계에서 인정받는 배우들이 동반 출연한다.
이들이 출연하는 연극 '타바스코'는 도그쇼에서 우승한 강아지 '타바스코'가 실종된 가운데 네 명의 남녀가 개를 숨기려는 자와 찾으려는 자로 나뉘어 아귀다툼을 벌이는 모습을 통해 현대인의 공허함을 비춘 작품이다.
원작 희곡은 지난해 미국 유진오닐재단이 주최한 창작 희곡 공모전에서 수상했으며 세계에서 처음으로 국내 무대에 올랐다.
박혜선 연출은 "(상금이 걸린) 개를 통해 내 인생을 바꾸겠다는 인물들은 헛된 희망을 품고 사는 우리들의 우스꽝스러운 자화상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소개했다.
공연은 26일까지. 장소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티켓가격 전석 3만원.

luc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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