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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침> 지방('암초 만난 김병우…')

암초 만난 김병우…심상치 않은 大法 판결
문자 메시지 발송·관공서 방문 모두 '유죄' 판단…파기 환송심 험로 예고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항소심서 직위 유지형을 선고받아 안도했던 김병우 충북교육감이 10일 대법원의 파기 환송 결정에 따라 취임 이후 최대의 위기에 직면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는 '일부 유죄'로 판단하면서도 직위 유지가 가능한 벌금 70만원을 선고했으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전부 유죄'로 보고 이 사건을 파기 환송한 것이다.
새로운 증거가 제출되지 않는 한 하급심 재판부는 대법원의 판단을 거스를 수가 없다. 선고 때마다 힘겹게 고비를 넘겼던 김 교육감이 다시 새로운 암초를 만난 셈이다.
◇ 대법원 "문자메시지 발송, 문서배부죄도 성립"
김 교육감의 혐의 중 하나는 교육감 예비후보 등록 전인 지난해 1월 말 도민 37만8천여명에게 '긍정에너지를 모아주십시오, 충북교육의 경쟁력을 높이겠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것이다.

검찰은 공직선거법 상 '각종 제한 규정 위반죄(256조)'와 '탈법 방법에 의한 문서 배부죄(255조)'를 적용했다. 통상 두 혐의 모두 '사전 선거운동죄'로 분류된다.
항소심 재판부는 '각종 제한 규정 위반' 혐의는 유죄로 판단했지만 '탈법 방법에 의한 문서 배부'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봤다.
문자메시지를 전송하는 것까지 탈법적인 방법으로 본다면 정치적 표현의 자유 내지 선거운동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후보자나 예비후보자가 아닌 상태에서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행위는 두 가지 죄 모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예비 후보자 등록 후 문자메시지를 5회 이내로 발송하도록 한 공직선거법 상 예비후보자 등록 전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것은 명백한 위법행위라는 것이다.
탈법적 방법으로 문서를 배부한 것 역시 현행법상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어 결코 가벼운 죄가 아니다.
이런 취지 때문에 파기 환송심에서는 항소심에서 선고된 벌금 70만원 이상의 형이 내려질 가능성이 커졌다.
◇ 관공서 방문도 '유죄'
김 교육감에게 적용된 또 다른 혐의는 공직선거법상 금지된 '호별 방문죄'다.
그는 지난해 2월 5~6일 단양·제천의 학교와 관공서 사무실 24곳을 방문, 명함을 돌리며 지지를 호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호별 방문에 대해서는 학교와 관공서를 구분, 김 교육감에게 일부 유죄를 선고했다.
학부모라도 미리 허가받아야 출입할 수 있는 학교 방문은 호별 방문에 해당한다고 봤다. 반면 민원인 왕래가 잦은 법원과 검찰, 보건소 등 관공서는 호별방문 대상이 아니라고 구분한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관공서 사무실 역시 절차를 밟아야 출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수인이 왕래하는 공개된 장소라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기관장의 양해를 구하고 인사를 하기 위해 관공서를 방문했더라도 그 자체로 후보자 이름을 알리는 한편 선거운동 편의를 제공받기 위한 행위로 호별방문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이 역시 항소심보다는 더 중하게 형을 내려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결국 대법원의 파기 환송 결정은 항소심의 선고가 김 교육감에게 적용된 혐의에 비해 형이 가벼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파기환송심이 결코 녹록지 않게 전개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김 교육감으로서는 또다시 낮지 않은 산을 넘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관심은 과연 파기환송심에서 대법원이 유죄로 판단한 부분에 대해 어떤 형을 내리느냐는 것이다.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받게 되면 교육감직을 상실할 수 있다는 점에서 김 교육감으로서는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처지에 직면한 셈이다.
k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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