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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교육청 "정부, 누리과정 의무지출경비로 떠넘기기"
내년 정부 예산안에 반발…전북 등 "누리과정 예산 편성 않겠다"
교부금 학생수 비중 확대에는 지역 교육청별 '온도차'

(전국종합=연합뉴스) 정부가 8일 발표한 2016년도 예산안에서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예산을 시·도교육청의 의무지출경비로 지정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함에 따라 교육청들이 반발하고 있다.
올해는 국고 지원과 지방채로 막았지만, 내년에는 예산을 확보할 방법이 없다며 맞서고 있어 누리과정 파동이 재연될지 주목된다.
교육청 예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배부 기준에서 학생 수 비중을 확대한 것으로 두고도 학생 수가 적은 지방 교육청의 반발이 거세다.
이날 각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전북도교육청은 의무지출경비 지정 방침에 따르지 않고 내년도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을 방침이다.
전북은 올해도 이를 편성하지 않다가 하반기에야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했다.
전북도육청 관계자는 "누리과정은 대통령이 공약한 국가시책이기 때문에 당연히 국가재정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면 각 지역에 맞는 자치교육을 할 수 없다"며 "현재로는 교육부가 주문하는 사업을 시행하기도 예산이 빠듯하다"고 말했다.
강원도교육청도 종전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결의에 따라 내년도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지원대상 3만7천여명, 658억원 추산)을 편성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강삼영 도교육청 대변인은 "올해처럼 국가가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지원하지 않으면 예산을 편성할 수 없다"면서 "지방재정교부금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함에 따라 올해보다 예산이 30% 줄어 어린이집 누리과정비까지 떠안게 되면 다른 사업을 대부분 중단해야 하는 형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누리과정 예산을 3차 추경 끝에 확보한 경기도교육청은 누리과정 비용 전액(1조600억원 추산)을 국고 지원으로 해결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도교육청 한 관계자는 "교부금 확충이나 국고 보조 등의 별도 재원 대책 없이 누리과정 의무지출경비로 지정해 누리과정비에 대한 국가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지방교육을 개혁하는 것이 아니라 지방 교육청을 규제하고 통제하며 제약하고 길들이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배분기준에 학생 수 비중을 31%에서 50%로 확대한 것에 대해서는 지역여건에 따라 온도 차가 확연했다.
강원도교육청은 학생 수 비중 확대로 내년 교부금이 694억원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인건비 등 경직성 경비를 제외한 올해 가용예산은 1천800억원이었다.
이러한 실정에서 어린이집 누리과정비를 부담하고 교부금 차등 지원에 따른 감소분까지 포함하면 내년에 1천350억원이 줄어든다는 것이 강원교육청의 설명이다.
강원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지역교육균형발전을위한강원도민대책위원회'는 국회 정기회 일정에 맞춰 17일까지 국회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할 예정이다.
민병희 교육감도 지난 2일 국회 앞에서 '대통령 무상교육 공약을 시·도교육청에 떠넘기고, 작은 학교 통폐합 강요하는 교육 역주행을 막아야 합니다'는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했다.
전북도교육청 역시 내년 교부금이 최소 4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직성 경비를 제외하면 올해 전북교육청이 쓸 수 있는 예산은 1천300억~1천60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된다.
학생 수가 적은 전남도교육청도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했다. 전남지역 학교 수는 전국의 7.2%(828개)를 차지하지만, 학생 수는 3.7%(23만754명)에 불과하다.
올해 전남교육청은 교부금으로 2조4천억원을 받았으며, 이는 1년 예산의 80% 정도를 차지한다.
충남도교육청은 교육부가 지방교육재정효율화 방안을 추진하면 내년 교부금 감소 규모가 1천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김지철 충남교육감은 "학생 수에 따른 재정교부금 차등 지원은 학교 수는 많고 학생 수가 적은 도지역의 재정을 더 악화시키는 동시에 농어촌교육을 황폐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학생 수가 많은 시도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반대할 이유가 없다"(울산), "예산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다"(대구), "그동안 타시·도보다 학생 1명당 평균 182만원을 덜 받아왔다"(경기)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경태 김근주 김동철 김용민 박재천 박창수 이해용 정찬욱 한무선 황봉규 형민우 기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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