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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요금 바가지' 진화…영수증 위조·소액 올려받기
외국인에 불법영업 개인택시 적발…서울시 "불법영업 반복시 퇴출"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일본인 관광객 H씨는 7월16일 오후 2시께 서울 김포공항에서 을지로 프레지던트호텔까지 택시를 타고 3만원을 냈다. 한국을 수십 차례 방문해 서울 지리를 잘 알았던 H씨는 2만원 안팎인 평소 요금보다 훨씬 많이 나왔다고 생각해 택시 기사를 서울시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서울시는 H씨가 증거로 낸 영수증과 차량 내부, 기사 사진 등을 조사했지만 영수증은 위조된 것이었다.
서울시는 차량번호와 승·하차 날짜 등이 위조된 영수증 탓에 해당 기사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서울시는 이틀간 김포공항에 잠복해 조사를 벌인 끝에 7월22일 오후 9시께 택시기사 A씨를 찾아냈다.
서울시 조사 결과 A씨는 구형 단말기를 불법으로 조작해 탑승일자 없이 요금만 3만원, 5만원, 7만원 등으로 적어넣은 위조 영수증을 미리 출력해 뒀다. 승객들이 영수증을 요구하면 위조 영수증에 날짜를 적어 발급해 줬다.
A씨는 원래 요금보다 5천~1만원씩 소액을 올려받아 승객들을 속였다. 그는 7월 한 달간 외국인 관광객, 특히 일본 여성을 골라 태우며 37차례 부당요금을 받았다.
서울시는 A씨에게 미터기 미사용에 따른 과징금 40만원과 부당요금 징수 및 영수증 미발급에 따른 과태료 40만원 등 총 80만원을 부과하고 60일간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가짜 영수증을 만들어 승객에게 준 데 대해서는 사문서 위·변조, 사기 등의 혐의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A씨는 현재 검찰에 의해 기소된 상태다.
서울시는 H씨를 비롯해 부당요금을 신고해 택시기사가 적발된 경우 피해를 본 외국인 관광객에게 손해 금액을 돌려줄 계획이다.
서울시는 또 지난달부터 공항과 명동, 동대문에 영어와 일어, 중국어를 하는 단속 공무원 6명을 주·야간 교대로 투입해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불법 영업하는 택시와 콜밴을 단속하고 있다.
김정선 서울시 교통지도과장은 "이번에 적발된 기사는 수십 배의 바가지요금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교묘하게 부당요금을 받고 영수증을 조작하는 등 계획적으로 불법 영업을 했다"면서 "앞으로 불법 영업을 하는 기사는 단속을 강화해 적발하고 반복 적발되면 퇴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zitro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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