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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분산수용 해? 말아?" 커지는 영·독 갈등(종합)
獨 "난민 거부하면 EU 협약개정 협력 못해" vs 英 "수용 불가"
오스트리아 총리도 영국에 난민 수용 압박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사상 초유의 난민 사태 대응을 둘러싸고 상반된 태도를 보이는 독일과 영국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질 조짐이다.
독일 내에서 영국이 난민 분산 수용을 계속 거부하면 영국이 추구하는 유럽연합(EU) 협약 개정 협상을 돕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오스트리아 총리도 같은 취지로 발언하며 영국에 난민 수용 동참을 압박했다.



독일 연정 내무담당 대변인인 슈테판 마이어 기민당 의원은 "영국 정부가 난민 분담을 외면하는 입장을 지속한다면 양국 관계에 해를 끼칠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2일(현지시간) 전했다.
그는 "영국과 EU 관계를 둘러싼 협상에서 성공을 거두려는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목표들에도 해를 끼칠 게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마이어는 "우리는 지금 엄청난 인도주의적 재앙을 맞고 있다"면서 "특정 국가에 경도된 입장에 공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난민 사태로 인한 거대한 도전이 수개월 동안 EU 내 영국-독일 관계에 큰 변화를 의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난민을 적극 수용하고 다른 회원국들에 책임 분담을 촉구하는 상황에서 영국 정부가 난민 수용을 계속 거부한다면 EU 협약 개정 협상을 돕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 것이다.
베르너 파이만 오스트리아 총리도 이날 현지 TV에 출연해 난민 대응과 관련해 마이어 의원과 같은 취지로 발언했다.
파이만 총리는 "영국은 자신들의 요구사항들(협약 개정 요구사항들)이 있는데 우리가 왜 그들을 위해 뭔가를 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하고 "유대는 일방향이 아니다"고 말했다.
EU 지도자가 영국의 난민 분담 거부를 이유로 들며 EU 협약 개정 협상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달 20일 열린 EU 내무장관 회의는 그리스와 이탈리아 등 남유럽 국가에 몰린 난민 가운데 3만2천명을 분산 수용하기로 합의했다.
독일은 가장 많은 1만500명 수용을 받아들였으며 프랑스는 6천750명을 수용하는 방안에 동의했다. 그러나 영국은 난민 분담 수용을 거부했다.
전날 독일 최대 대중지 빌트는 캐머런 총리의 사진과 함께 '유럽의 태만자들 - 능력에 한참 못미치는 난민을 수용했다'는 제목으로 난민 수용에 인색한 영국 정부를 꼬집었다.
빌트는 영국이 난민 수용에서 인구 100만명 당 114명으로 EU 평균치의 3분의 1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독일은 905명, 헝가리는 3천322명으로 대조를 이룬다고 비판했다.
독일 정부는 난민이 급증한 올해 지난해보다 네 배 많은 80만명을 받아들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영국 정부는 난민 유입을 막기 위해 국경 통제를 부활하자고 제안하는 등 난민에 대한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캐머런 총리는 EU 출신 이민자에 대한 복지혜택 제한을 포함해 EU로부터 자국의 권한을 더 많이 가져오는 방향으로 EU 협약을 고치기를 바라면서 EU 회원국들에 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캐머런은 협상 결과를 바탕으로 2017년 이전까지 영국의 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시행할 예정이다.
캐머런 총리가 EU 협약 개정 협상에 성공을 거두려면 메르켈 총리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jungw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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