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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재정위기' 여파로 자치구도 쪼들린다
"자치구 도울 처지 안 돼"…내년 자치구 지원확대 계획 없어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서울시에 이어 5개 광역시가 내년에 자치구 재정지원 확대를 추진 중이어서 이들 자치구의 살림살이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막대한 빚에 허덕이는 인천시는 내년 자치구 지원을 늘릴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인천시를 제외한 5개 광역시가 자치구에 지원하는 조정교부금(조정교부율) 확대계획을 세우고 있다.
조정교부금은 특별·광역시가 소속 자치구의 부족한 재정을 채워주고 자치구간 재정격차를 줄이기 위해 배분하는 재원이다. 올해 지자체 당초예산(추경 제외) 기준으로 총 4조 775억원 규모다.
행자부가 최근 6개 광역시를 대상으로 조정교부금 증액계획을 취합한 결과 인천시를 제외한 5곳이 조정교부금 확충규모를 결정하는 용역연구를 하고 있거나 끝낸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가장 먼저 지난달 조정교부금을 2천862억원 늘리기로 결정했다.
행자부는 2008년 이후 도입된 '5대 복지제도'(기초연금, 장애인연금, 영유아보육료, 가정 양육수당, 기초생활보장제도) 부담을 고려해 조정교부금을 총 5천억원 이상 늘리는 방안을 7개 특별·광역시에 제시했다.
행자부가 제시한 조정교부금 확충 규모는 올해 기준으로 ▲ 서울 2천322억원 ▲ 부산 635억원 ▲ 대구 584억원 ▲ 인천 621억원 ▲ 광주 310억원 ▲ 대전 318억원 ▲ 울산 232억원 등이다.
서울시는 행자부가 제시한 수준 이상으로 조정교부금을 늘리겠다고 이미 공표했고, 5개 광역시는 연말까지 확충 규모를 결정하겠다는 뜻을 행자부에 전달했다.
유일하게 인천시만 재정난을 이유로 내년부터 조정교부금을 확대하는 데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시는 예산대비 부채비율이 39.9%(1분기)로 17개 시도 중 가장 높다. 이 때문에 지난달 '재정위기단체 주의 등급' 불명예를 안았다.
행자부는 서울시 발표 전까지만 해도 지방재정법 시행령을 고쳐서라도 조정교부금 확충방안을 관철할 것이라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인천시에 대해서는 조정교부율 인상을 유예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특별·광역시 가운데 유일하게 인천시 자치구는 시로부터 추가 재정지원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인천시 소속 8개 자치구의 재정자립도는 올해 당초예산 기준으로 12.4~36.7%로 열악한 편이다.
행자부의 한 관계자는 "인천시는 자신들이 재정위기단체가 될 정도로 사정이 나쁘기 때문에 자치구를 더 지원할 처지가 아니라는 입장"이라며 "정부도 재정난이 심각한 인천시에 조정교부금 확대를 강제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tr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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