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프린트
• 스크랩
• 이전
• 다음

1. 
2. 

남대문시장 상가 재건축 두고 입주상인-건물주 마찰
상인들 "공사 후 재계약 약속하라" vs 건물주 "무작정 입주권 줄수 없다"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시장 중 하나로 꼽히는 남대문시장에서도 상가빌딩 재건축을 두고 임차상인들과 건물주가 마찰을 빚고 있다.
25일 임차상인들의 모임인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맘상모)에 따르면 남대문시장에 있는 한영빌딩 점포 임차인들은 건물주인 김재용 대표가 '리모델링'을 이유로 건물을 다시 지으려 해 쫓겨날 위기에 놓였다.
김 대표는 세입자 중 제소전 화해조서 작성을 거부한 임차 상인들을 대상으로 명도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맘상모 관계자는 "김 대표가 임차 상인들을 내보낼 이유로 건물 리모델링을 들었으나 사실 4년 전 한영빌딩 상인들이 속한 남대문시장외향상인회가 남대문시장 내 개혁 움직임을 주도한 것을 보복하기 위해서다"고 주장했다.
그 증거로 김 대표가 그 내용을 언급한 6월 25일 '임대인-임차인-중구청' 미팅 녹취록도 공개했다.
삶의 터전을 잃고 쫓겨날 위기에 처한 남대문시장 임차 상인 10여명은 결국 이날 오후 임대인에게 항의의 뜻을 전달하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상인들은 "리모델링을 하든 재건축을 하든 공사는 언젠가 끝날 테니 그때 우리가 다시 들어올 수 있도록 재계약해달라는 것이 우리 요구"라며 "공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고 보증금과 임대료도 형평성에 맞게 낼 수 있다고 했으나 김 대표는 애초 보복성으로 우리를 내보내려 하는 것이라 재계약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맘상모는 "한영빌딩 임차상인에 대한 칼날이 남대문시장 전체 임차상인에게 향하는 것을 막기 위해 남대문시장 한영빌딩상인연합회, 남대문시장외향상인회, 노동당서울시당과 함께 이를 규탄하는 활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재용 대표 측은 "보복성이 아니고 이미 한영빌딩 상인 70%는 '57년 된 이 건물이 몇년 전 사람이 계단에서 굴러 떨어져 사망했을 정도로 노후해 다시 지어야 한다'는 말에 동의해 나갔다"며 "지금 시위하는 분들에게는 1년간 나갈 수 있는 유예기간을 드렸는데 끝내 안 나가셔서 명도소송을 통해 이미 항소심까지 승소한 재판이 2건"이라고 반박했다.
김 대표 측은 "지금 시위하는 분들에게 재건축 후 다른 상점들과 같은 조건으로 입주한다고 하면 재건축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거절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는데 믿지 않는다"며 "'입주권을 달라'고 하시는데 도시 정비계획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건물이 어떤 구조로 지어질지도 모르는데 무작정 입주권을 줄 수 없다고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kamj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