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중포기 아베, 지지율 회복에 '아쉬울 것 없다' 판단했나
정부 "국회일정 때문" 설명하지만 정치적 타산 작용한 듯
(도쿄=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내달초 중국 방문을 포기한 것은 9월 말 자민당 총재선거를 앞두고 내각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무리수'를 둘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3일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기념일'(전승절) 행사 전후를 염두에 두고 검토해온 아베 총리의 중국 방문을 결국 보류하기로 한 배경에 대해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24일 기자회견에서 "국회 상황 등을 근거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내달 27일까지인 정기국회 회기 안에 참의원에 계류중인 '집단 자위권 법안(안보 관련 11개 법률 제·개정안)'을 처리하기에 시간이 빠듯하다는 것이 정부의 공식 설명인 셈이다.
하지만 24일자 일본 주요 신문들은 중국 전승절 행사의 성격에 '항일' 색이 강한 점, 미국과 유럽 주요국 정상이 참석하지 않는 상황에서 그들과 보조를 맞추는 측면 등을 의식한 결정이라고 소개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일 양측은 전승절 행사의 공식 명칭, 중일 정상회담 성사시 논의할 내용 등에 대해 조율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측은 행사 명칭 등에서 '항일'의 성격을 탈색하길 희망했고, 중국 측은 정상회담에 응하는 대신 역사문제 등에서 아베 총리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체면을 세워주길 바랐지만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의 불발의 이면에는 미국과 엇박자를 내 가면서 어려운 자리에 가야 할 만큼 중일 정상회담이 절실하지 않다는 아베 총리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아베 총리의 9월 방중설이 본격 제기됐을 때만 해도 아베 총리로서는 중일 정상회담을 진행함으로써 중국과의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면모를 보여줄 필요가 컸다.
총리직 연장이 걸린 9월 말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주변국 외교를 중시하는 '비둘기파' 대항마가 나오는 것을 차단하는데는 중일관계 안정화가 효과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지난 14일 전후 70년 담화(아베 담화) 발표 이후 담화가 중도층으로부터도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으면서 30%대로 떨어졌던 아베 내각 지지율이 교도통신 조사 등에서 40%대를 회복했다.
거기에 더해 잠재적 총재 선거 경쟁자로 꼽혔던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지방창생담당상, 다니가키 사다카즈(谷垣禎一) 자민당 간사장 등이 최근 잇달아 출마 포기 의사를 밝히거나 '무투표 아베 당선'을 지지했다. 결국 무리를 해가면서까지 중일 정상회담을 해야 할 정치적인 이유가 상당히 약해진 것이다.
또 중국 위협을 강조하며 추진해온 '집단 자위권 법안'이 다수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현 시점에서 정상회담을 통해 중일 화해의 상징적인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이 법안 처리에 도움될 것이 없다는 판단을 했을 개연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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