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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도 안마셔…입법·사법·행정기관 수돗물 외면"
수돗물시민네트워크 조사…수돗물 음용시설 안갖춰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국회, 헌법재판소, 정부 청사 등 입법·사법·행정 중앙기관에서 수돗물이 음용수로서 철저히 외면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돗물시민네트워크는 2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들 기관과 청와대 등 중앙기관 15곳, 전국 광역 지방자치단체 청사 17곳 등 모두 32곳을 조사한 결과 중앙기관 중에는 수돗물이 응용되는 곳이 한 곳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 단체에 따르면 모든 입법·행정·사법기관에는 수돗물 음용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았고, 정수기와 생수공급기 등으로 마실 물을 대신 조달했다.
청와대와 수도 정책을 총괄하는 환경부에도 수돗물 음수대가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수기 운용과 생수 구입에 들이는 예산도 적지 않았다. 사법 기관들의 경우 수도 요금 외에 1인당 1만5천678원을 물값으로 내야 했다.
수돗물시민네트워크는 "국회는 정수기 24대, 생수보급기 3대를 운용한다고 밝혔으나 방문 조사를 한 결과 정수기는 모든 의원실에 비치돼 있어 300대가 넘었고, 생수보급기도 100대 이상이었다"며 "이는 정부 기관들이 청사 내 음용 시설에 대해 기본적인 파악도 안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반면 광역지자체 청사에서는 전체 17곳 중 서울, 대전, 부산, 제주 등 8곳이 수돗물 음용시설을 설치해놨다.
이중 광주, 대전, 서울, 울산 청사는 정수기 또는 생수 이용에 추가 비용을 지급하지 않고 오로지 수돗물만 마셨다.
수돗물시민네트워크는 "광주, 대전, 서울, 울산 청사는 다른 지자체 청사보다 1인 평균 약 4만2천원의 예산을 덜 들이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수돗물시민네트워크는 또 조사한 기관들이 '수돗물만 먹습니다' 캠페인에 참여할 의사도 대부분 없다고 답하는 등 수돗물 음용을 해야 한다는 인식도 부족하다고 전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일부는 '수돗물 음용시설 설치 예산 부족', '음용수로서 수돗물 안전성, 적합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을 들어 불참 의사를 밝혔고 일부는 '입주기관 요구시 고려해 향후 참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필구 수돗물시민네트워크 집행위원은 "'수돗물만 먹습니다' 캠페인 등 수돗물이 안전하다는 인식을 제고할 수 있는 다양한 홍보 및 교육 활동을 펼칠 예정이라"면서 "정부가 솔선수범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kamj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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