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로 소통해요"…청주 죽림초교 '통통 우체통' 눈길
학생은 물론 교사·학부모도 참여…한 달에 100여통 배달
(청주=연합뉴스) 윤우용 기자 =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 같아요"
청주 죽림초등학교의 '통통(通通) 우체통'이 학생과 교사, 학부모 간 소통창구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통통 우체통은 2012년 3월부터 운영됐다.
'서로 마음을 터놓자'는 당시 한 교사의 제의로 학교 도서관 앞에 설치했다.
'마음도 생각도 통하자!'는 의미에서 통통 우체통으로 이름 지은 이 교내 우체국은 학생들 스스로 운영한다.
매달 우편물을 분류하고 배달하는 우체국 집배원 역할은 서애리 지도교사가 담임을 맡은 6학년 2반 학생 25명이 도맡아 한다.
학생들이 자긍심과 책임감을 느끼고 통통 우체통을 운영할 수 있도록 서 지도교사는 조언만 해준다.
편지를 보낼 때 발송자 이름을 적는 게 원칙이다.
장난으로 편지 쓰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발송자 이름이 없어도 받는 사람 이름만 정확하게 적혀 있으면 모두 배달된다.
상대방 얼굴을 마주 보고 말하기 어려운 속마음을 솔직히 털어놓도록 하기 위해서다.
통통 우체통이 처음 운영될 당시 학생들은 편지 쓰는 것을 쑥스러워했다고 한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에 익숙해서인지 매일같이 얼굴을 대하는 친구나 선생님께 편지를 보내는 것을 어색해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학교 측이 편지쓰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이면서 통통 우체통의 인기는 날로 치솟고 있다.
요즘에는 한 달에 100여통의 편지가 통통 우체통에 쌓인다.
편지는 매달 셋째 주에 학년별로 돌아가며 쓴다.
이렇게 통통 우체통에 쌓인 편지는 그다음 주 월요일 점심때와 쉬는 시간에 배달된다.
편지 내용에 대해서는 철저히 비밀에 부쳐진다.
이 학교는 지난해까지 우수 편지를 뽑아 시상했다.
하지만, 개인정보 등이 유출되는 것을 막고자 올해부터 이 제도를 없앴다.
최근 이 학교에 대한 감사를 벌인 도교육청도 통통 우체통 운영을 모범사례라고 꼽았다.
편지쓰기 운동으로 사랑과 존중의 학교 문화를 만드는 모범을 보이고 의사소통으로 학교 폭력 문제도 줄고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의 글쓰기 능력 향상 효과는 덤이다.
서 교사는 "아이들이 말로 전하지 못하는 것을 글로 쓰면서 친구와의 관계가 좋아지고 사과하는 법도 배우는 것 같다"고 말했다.
yw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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