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이영희 기자 = 최근 선박의 대형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연료비를 줄이는 일이 가장 큰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만개를 실을 수 있는 대형 화물선이 하루에 소모하는 기름은 350t 정도. 연간 연료비로만 600억원가량이 든다.
선박의 연료 효율을 결정하는 요소는 여러가지가 있다.
적은 기름으로도 높은 출력을 내는 엔진이 필요하고, 배의 형태도 물의 저항을 적게 받도록 설계해야 한다.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선박 외부에 칠하는 도료(페인트)이다.
특히 물속에 잠겨 바닷물의 저항을 직접 받는 부분에 칠하는 도료는 연료 효율에 큰 영향을 미친다.
물에 잠기는 부분에는 따개비와 같은 조개류와 각종 해조류가 붙어 표면을 울퉁불퉁하게 만들어 그만큼 저항이 늘어나고, 연료가 더 든다.
선박 표면에 1㎜ 두께로 수중 생물이 달라붙으면 연료가 10% 더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한 페인트 전문업체가 고분자 신소재를 기반으로 이런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선박의 연료비를 기존 도료보다 훨씬 줄일 수 있는 환경친화적인 제품을 개발했다.
비엔케미칼(대표이사 조우현)은 부산대 산학협력단, STX마린서비스와 공동으로 '저마찰 고효율 방오도료'(제품명 BN GreenGuard FS) 개발에 성공하고 본격 생산에 들어갔다고 22일 밝혔다.
이 도료는 부산대 산학협력단이 세계최초로 개발해 특허를 받은 고분자 신소재(FDR-SPC)를 도료의 기본 원료로 사용, 바닷물 마찰 저항을 기존 방오도료보다 15%나 감소시킨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고분자 신소재 개발을 주도한 부산대 이인원 교수는 "신소재를 도료의 주 원료인 수지로 사용함으로써 페인트가 닳아서 없어질 때까지 마찰저항을 줄이는 물질이 계속 용출돼 기존 도료보다 효과가 높고 오래 간다"며 "조개류와 해조류가 선박 표면에 붙지 못하게 하는 방오효과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실제로 운항하는 선박에 새로 개발한 도료를 부분적으로 칠해 기존 방오도료와 1년 동안 비교한 각종 실험에서도 그 효과가 충분히 검증됐다고 강조했다.
20피트 컨네이너 1만개를 싣는 화물선을 기준으로 했을 때 이 도료를 칠하면 기존 방오도료를 발랐을 때보다 연간 60억원에 이르는 연료비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이 교수는 덧붙였다.
또 유해 화학 성분인 아산화동(Cu2O)을 사용하지 않고도 우수한 방오성능을 발휘함으로써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다고 비엔케미칼 측은 밝혔다.
아산화동은 방오 도료에 쓰이는 대표적인 성분으로 1990년대 후반부터 독성이 강한 유기주석화합물의 대체품으로 사용되고 있으나 최근 환경오염 우려가 대두하고 있다.
한편 STX마린서비스는 비엔케미칼이 생산하는 신소재 방오도료를 소형선에 먼저 칠하고, 오는 10월에는 17만t급 화물선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lyh9502@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5/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