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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 아베 미 의회 합동연설…과거사 인식 바뀌었나

    일본 | 04-30 00:51

    아베 미 의회 합동연설…과거사 인식 바뀌었나
    '역사 수정주의자 아베' 색깔 뺀 흔적 보이나 '모호한 반성' 한계
    '무라야마 담화' 문장서 '식민지 지배와 침략' 표현 제외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29일(현지시간) 미국 상·하원 합동 연설은 제국주의 일본의 과거 침략 전쟁과 주변국의 식민지배 등에 대한 그의 과거사 인식을 엿볼 수 있는 무대였다.
    결론적으로 그는 "침략의 정의는 정해진 것은 아니다"는 과거 도발적 발언은 자제하고 침략전쟁의 사죄와 반성을 담은 무라야마 담화 등 역대 내각의 인식은 "계승한다"고 했지만, 맥락을 분명히 하지 않았고 '식민지배와 침략'이나 '사죄' 등 명확한 용어도 피해 한계를 드러냈다.
    외교가에서는 그의 연설문을 두고 '역사 수정주의자'라는 의심을 지우는 등 이른바 '아베 색깔'을 빼려고 흔적이 보인다는 말이 나왔다.
    그가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한 '깊은 반성'을 언급했고 일본의 행위가 "아시아 국가 국민에게 고통을 줬다. 이 사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역사의 기억을 강조한 것에서 이를 엿볼 수 있다는 것이다. 2012년 12월 재집권하고 이듬해 3월 "침략의 정의는 정해진 것이 아니다" 말해 태평양 전쟁이 불가피한 전쟁이라는 인식을 드러내는 등 전후 질서를 부정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과는 차이가 있어서다.
    또 아베 총리는 과거 A급 전범의 책임을 인정한 극동군사재판(도쿄재판)에 관해서도 "연합국 측이 승자의 판단에 따라 단죄했다" "국내법을 토대로 내려진 형(刑)은 아니다" 등의 발언으로 전쟁 가해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거침없는 극우적 행태를 보인 바 있다.
    앞서 아베 총리는 지난 22일 반둥회의 60주년 기념 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는 침략전쟁에 대해 "반둥에서 확인된 이 원칙을, 일본은 앞선 대전(大戰)의 깊은 반성과 함께 어떤 경우에도 지키는 국가일 것을 맹세했다"고 모호하게 비켜간 바 있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이날 연설은 전후 70년을 앞둔 일본 내각의 수장에게 기대되는 역사인식의 수준에는 크게 못 미친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무엇보다 아베 총리는 아시아인에게 준 고통을 언급해놓고도 사죄의 뜻을 표명하지 않았다는 점이 지적된다.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전 총리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가 각각 전후 50년과 60년에 담화를 발표하며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표명했는데 아베 총리는 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과거 일본의 제국주의 정책의 성격이 무엇인지를 규정하는 '식민지 지배와 침략'이라는 표현도 빠졌다.
    '식민지 지배와 침략으로 많은 나라, 특히 아시아 여러 나라의 사람들에게 크고 많은 손해와 고통을 줬다'는 무라야마담화의 표현에서 굳이 '식민지 지배와 침략'이라는 부분을 뺀 셈이다.
    아베 총리가 그나마 언급한 '깊은 반성'이 본인의 목소리가 아니라는 것도 부족한 점으로 지적할 수 있다.
    그가 "우리(일본)는 전쟁에 대한 깊은 반성의 마음으로 전후를 시작했다"며 '과거형'으로 반성의 마음을 표현했기 때문이다. 무라야마 전 총리가 '나는'이라는 주어를 사용해 직접적 반성의 염을 드러냈던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sewon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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