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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 '아우슈비츠 회계원' 재판 시작 "도덕적 공범" 인정(종합)

    유럽 | 04-21 23:59

    '아우슈비츠 회계원' 재판 시작 "도덕적 공범" 인정(종합)
    93세 그뢰닝 30만 명 학살 방조 혐의…"용서 구한다" 진술

    (베를린·서울=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장재은 기자 = 과거 나치 정권 시절 집단수용소인 아우슈비츠 경비원으로서 30만 명의 학살을 방조한 혐의로 기소된 오스카 그뢰닝(93)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다.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을 비롯한 독일 현지 언론은 '아우슈비츠의 회계원'이란 별칭을 가진 그뢰닝의 공판이 21일(현지시간) 뤼네부르크 지방법원에서 개시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그뢰닝은 2차 세계대전 기간이던 1942~1994년 나치 정권이 폴란드에 세운 아우슈비츠 수용소 경비원으로 2년여 일했다.
    그는 수용자들이 기차를 타고 도착하면 짐을 압수하고 금품을 따로 계산해 독일로 보내는 업무를 맡았다.
    독일 검찰은 그를 가스실 집단학살을 자행한 나치 정권의 공범으로 간주하고 기소했다.
    그뢰닝은 나치 치하 수용소 생활 등을 거치고도 생존한 몇몇 이들이 참석한 이날 공판에서 "나 역시 '도덕적' 공범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진술했다.
    또 1942년 자신이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부임했을 때 유대인 가스실 학살이 있었다는 사실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한다. 형사적 유죄 여부 판단은 여러분이 해야한다"고 말했다고 쥐트도이체차이퉁이 전했다.
    그는 그동안에도 학살 공범 혐의에 대해 "나는 큰 기계의 작은 톱니바퀴에 불과하다"라는 식으로 자신의 입장을 정리하며 직접적 연루 혐의만큼은 인정하지 않았다.
    10년 전 영국 BBC 방송의 다큐멘터리에 출연해서는 "홀로코스트를 부인하는 이들에게 내가 실제로 본 가스실과 소각장을 증언하는 게 내 책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프랑크푸르트 검찰은 1985년 증거 부족을 이유로 그뢰닝에 대한 기소를 포기한 바 있다.
    그러나 독일에선 뮌헨 지방법원이 2011년 5월 폴란드 '소비보르 절멸 수용소'의 전직 간수 존 뎀야뉴크에게 금고 5년 형을 선고한 것을 계기로 검찰의 기소 태도와 법원의 사법적 접근 양태가 달라졌다.
    수용소 경비원 인사 기록 카드가 실물 증거로 채택된 뎀야뉴크 사건 기소 이후부터 '학살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기관의 구성원'에 대해서도 혐의를 물어 단죄하는 쪽으로 변화한 것이다.
    이에 따라 검찰에 수사 자료를 제공하는 정부 기관인 '나치 범죄 조사 중앙본부'는 지난 9일 dpa 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강제수용소에서 일한 간수들과 관련해 새로운 12건을 다루고 있다고 밝히는 등 독일의 나치 범죄 단죄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한편, 그뢰닝에게 유죄 판결이 내려지면 최소한 3년 실형이 선고될 수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jangje@yna.co.kr, un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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