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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문화] 피해자·가해자 모두 한통속…황당한 롤스로이스 사기

    사회 | 04-09 06:05

    피해자·가해자 모두 한통속…황당한 롤스로이스 사기
    1억짜리 25억으로 부풀려 사고내 보험금 타내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2013년 11월 7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자동차수입업체 대표 유모(37)씨는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지인 조모(49)씨한테서 빌려 매장 전시용으로 사용해 온 롤스로이스 리무진 차량을 잠시 길가에 주차한 사이 노래방 업자 나모(42)씨가 추돌사고를 일으킨 것.
    이 차량은 국내에 단 한 대뿐인 희귀 차량이었고, 보험사는 유씨가 제출한 세금계산서 등을 토대로 해당 차량의 가치가 시가 25억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이에 유씨는 보험사에 미수선수리비 명목으로 2억1천만원을 요구했지만, 협상 끝에 받아낸 금액은 5천만원이었다.
    심각한 손실로 이어질 수 있었던 사고를 비교적 싼 금액에 해결했다고 가슴을 쓸어내리던 보험사는 얼마 뒤 황당한 민원을 받았다.
    롤스로이스 리무진 차량의 실소유자는 조씨가 아니라 자신이라고 주장하는 사채업자 한모(43)씨가 나타난 것.
    문제의 롤스로이스 리무진은 배기량 기준을 못 맞춰 도로주행 허가가 나지 않은 전시용 차량이고, 전시용 차량은 관련 서류를 가진 사람을 실소유자로 간주한다.
    한씨는 서류 원본을 내보이며 "엉뚱한 사람이 위조한 서류로 내가 받아야 할 보험금을 대신 타갔으니, 내게 다시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 보험사는 작년 8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이 밝힌 진상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유씨와 조씨, 나씨는 물론 한씨까지 등장인물 4명이 나란히 짜고 보험사기를 벌인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조씨는 2013년 8월께 롤스로이스 리무진 차량을 담보로 한씨로부터 2천500만원을 빌렸는데, 이를 갚지 못하면서 자신은 물론 대출을 알선했던 유씨까지도 빚 독촉에 시달리게 됐다.
    경기 악화로 여유가 없었던 두 사람은 보험사기로 수익금을 나눠갖자고 한씨에게 제안했고, 나씨를 끌어들여 사고를 낸 뒤 보험금 5천만원을 타냈다.
    문제는 수익금 분배 과정에서 발생했다.
    유씨와 조씨는 5천만원 중 2천만원을 한씨에게 넘겼는데, 애초 3천만원을 받기로 했던 한씨가 불만을 품고 담보로 갖고 있던 차량 관련 서류를 이용해 보험금 5천만원 전액을 혼자 차지할 마음을 먹었던 것이다.
    하지만 약속과 달리 한 푼도 받지 못한 채 보험료만 큰 폭으로 오른 나씨가 범행을 실토하면서 이들은 전원 재판정에 서게 됐다.
    경찰은 "국내 단 한 대뿐인 차량이라지만 중고차라 그만큼 가치가 나오지 않는다"며 "유씨는 2008년 1억원에 이 차를 수입했으면서도 가격을 위조한 세금계산서를 보험사에 제출해 차량 가치를 25억원으로 부풀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완전범죄가 될 수 있었지만 사채업자가 보험금을 혼자 차지하려고 나선 덕분에 표면화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9일 사기 혐의로 이들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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