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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문화] 연말 분주함 대신 적막 가득…눈시울 붉힌 상인들

    사회 | 12-20 11:06

    사적모임 4명 이하만 허용하고 밤 9시 이후 영업을 제한하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된 지난 18일 밤 부산의 연말 분위기는 사실상 사라졌다. 싱싱한 횟감과 함께 손님 맞이에 분주했던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 일대에서 사람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오후 7시30분부터 이 일대 거리는 적막감이 감돌았다.

    지난 18일 오후 7시 40분께 부산 중구 신동아시장 3층은 손님이 없어 좌석이 많이 비어있다.

    자갈치 시장 일대 횟집 10곳 중 1곳은 코로나19로 경영난을 겪다가 최근 문을 닫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1000석 규모의 신동아시장 3층에 가격을 흥정하고 반가운 이들과 모임을 하는 등 시끌벅적 떠드는 모습은 없었다. 대신 기자의 걸음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려 걷기가 조심스러울 정도였다. 상인 A 씨는 “지난해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예측 가능해 재고 관리를 하며 가게를 운영했다”며 “올해에는 단체 예약도 느는 등 경기 회복에 관한 기대감이 커지던 시기에 정책이 갑자기 변하는 바람에 재료를 다 버리게 생겼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방역패스가 시행된 이달 초만 해도 정부의 방침은 방역보다 민생 안정에 초점을 뒀다. 사적모임 인원 제한이 부산은 8명으로, 모임이 가능한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중증 환자가 1000명을 넘고 하루에 수십명이 숨지면서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 지난해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보냈던 연말 분위기가 올해에도 여지없이 이어진 것이다.

    상인은 올해가 지난해보다 더 힘들다. 지난달부터 일상회복이 시작되면서 연말 경기 회복을 노렸던 상인이 더 큰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어렵게 알바생을 구하고 식재료도 든든히 준비했지만 허사가 됐다. 자갈치시장 상인 B 씨는 “작년에는 처지가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하지 않아 나름 견딜 수 있었다. 올해는 일상회복을 하면서 나아질 것으로 확신했다. 정부를 믿은 게 잘못”이라고 토로했다.

    영업 시간이 단축되자 손님도 불편해 했다. 밤 9시가 다가오자 음식점에서 술을 마시던 시민은 연신 시계를 들여다 봤다. 이날 자갈치시장에서 만난 명진수(35) 씨는 “시간에 쫓기면서 술을 마셨다. 영업 종료 시간을 1시간만 더 늦춰 줬으면 좋겠다“며 아쉬운 마음을 내비췄다.

    자갈치시장 길 건너 남포동 포장마차거리는 썰렁하다 못해 무서울 지경이었다. 밤 9시가 되자 이 일대 포장마차에 문을 연 곳이 한 곳도 없어 마치 암흑 상태 같았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연인과 친구, 직장 동료들이 술 한 잔 기울이거나 간단한 음식을 먹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혹시나 해서 이곳을 찾은 이들은 “포차도 문을 닫았는데 어떻게 하지. 그냥 집으로 가자”며 발길을 돌렸다.

    다른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일상회복 단계에 식당마다 사람들로 붐볐던 서면의 음식점과 술집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전혀 다른 분위기를 자아냈다. 한 대형 음식점에는 연말 단체 예약이 모두 취소됐다. 이 추세라면 매출은 지난달 대비 50% 이상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주 C 씨는 “소규모 고객도 많이 줄었다. 직원을 순환 근무 시켜야 할 판이다. 지난해 연말의 악몽이 다시 떠오른다”고 말했다. 직장인 강재성(38·부산 강서구) 씨는 “반가운 마음으로 연말 일정을 잡았던 게 불과 한 달 전”이라며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고 말했다.

    인근 전포카페거리 역시 사라진 연말 특수에 상인은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전포카페거리 문정호 상인회장은 “지난주 토요일과 비교하면 매출이 60%가량 줄었다. 카페는 단체 손님 영향이 크지 않지만, 영업시간 제한과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방문 고객이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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