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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09-28 13:41
코로나19의 시대에 도시 디자인은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스타 건축가’인 유현준 홍익대(건축학부) 교수는 “지상 1층 높이의 공간은 누구나 공짜로 쓸 수 있도록 정책을 바꿔야 한다. 공원 배치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28일 롯데호텔 부산에서 열린 ‘2021 지역경제 기(氣) 살리기 정책 콘퍼런스’ 기조 강연에서다.

유 교수는 “감염병 확산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155% 증가했다. 쾌적한 주거공간에 대한 욕구가 커졌다. 넓은 발코니가 있거나 나무를 심을 수 있는 마당 같은 공간이 있어야 사랑받는 집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코로나19가 공간의 양극화를 심화시켰다고 지적했다. 주택이 점점 비싸지면서 ‘나만의 공간’을 소유하기가 불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사회 초년생들은 나만의 공간을 갖기 위해 집보다는 싼 자동차를 삽니다. 대학생은 카페를 갑니다. 중고생은 편의점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돈 없는 초등생은 가상공간(메타버스)에서 놀아요. 소비문화도 마찬가지입니다. 돈이 없으면 온라인 쇼핑을 많이 합니다. 부자는 명품을 사러 백화점에 갑니다. 롯데백화점은 리모델링을 해 명품관의 비중을 50% 가까이 늘린 이유입니다. 영화 ‘기생충’이 무대가 되는 집의 거실에서는 마당이 보여요.”
공간의 양극화 해소를 위해 정부는 무엇을 해야 할까. 유 교수는 “기본적으로 1층은 누구나 머물 수 있는 도서관·벤치·공원을 배치해야 한다. 같은 면적을 기준으로 뉴욕과 서울의 벤치 수는 170 대 3이다. 서울 사람들은 쉴 데가 없으니 카페로 몰린다. 계층별로 공간이 분리되면 소통이 안된다. 누구나 어울릴 수 있도록 공짜로 머물 수 있는 공간이 중요하다. 가능하면 정사각형 공원보다 선형(일자형) 공원을 많이 만들면 혜택 받는 사람이 늘어난다. 경의선 숲길을 벤치마킹하길 권한다.”
유 교수는 “우리나라 녹지의 대부분은 산”이라면서 “기본적으로 공원은 평지에 위치해야 한다. 지하철 역과 역 사이에 작은 공원이라도 하나씩 배치하면 저절로 ‘걷고 싶은 거리’가 만들어진다. 소비 역시 자동차 운전자가 아니라 걷는 사람이 만들어낸다. 최근 서울 익선동이 핫플레이스가 된 이유는 한강공원과 연결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유 교수는 건축 자재도 철근·콘크리트에서 나무로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장 친환경적인 건축물은 벽면식 구조가 아니라 기둥형 구조입니다. 기둥식 건축물은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라 공간을 효과적으로 쓸 수 있어요. 기둥을 나무로 만들면 더 좋습니다. 이미 나무 기둥으로 18층짜리 건물을 지은 사례(캐나다의 브리티시 컬럼비아대학 기숙사 건물)도 있습니다.” 유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서울보다 밀도가 높은 도시는 부산이 유일하다. 부산이 싱가포르를 모델로 도시를 디자인하길 권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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