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휴대전화로 진료…10분도 채 안 걸려 '검사 끝'
'차에서 내리지 않고 코로나 검사'
2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선학체육관 주차장에 마련된 '드라이브 스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한 시민이 검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인천=연합뉴스) 김상연 기자 = "어떤 증상이 있으신가요. 기존에 앓던 병은 따로 없습니까"
2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선학경기장 주차장에 마련된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센터'에는 큰 종이에 휴대전화 번호가 적혀 있었다. 차 안에서 해당 번호로 전화를 걸자 의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진료실인 컨테이너 건물 안에서 전화를 받은 의사는 열이 나는지, 기침은 하는지, 호흡곤란 증세는 있는지 이것저것 꼼꼼히 진찰했다. 지병이 있거나 최근 다른 지역을 방문한 적이 있느냐고도 물었다.
승용차를 몰고 동선을 따라 이동하면서 체온 측정 후 진료를 끝내기까지 1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인천시는 2일 차 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는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센터 운영을 개시했다.
이 선별진료센터는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되는 경증 호흡기 환자들을 안전하고 신속히 검사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보건소 등지에서 운영 중인 선별진료소는 대기자가 많아 검사를 받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자칫 확진자와 섞여 검사를 받을 우려가 있지만,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센터는 차 안에서 모든 검사가 이뤄져 최대한 접촉을 피할 수 있다.
이 선별진료센터에는 오직 승용차만 진입할 수 있다. 오토바이를 타고 온다거나 걸어서 이용할 경우 진료센터 진입이 불가능하다.
체온 측정 뒤 건네받은 문진표
[촬영 김상연]
기자도 호흡기 질환이 의심돼 직접 차량을 몰고 선학경기장 선별진료센터를 찾았다.
진료소 입구에선 하얀 방진복과 보호 안경을 착용한 선별진료센터 직원들이 운전자에게 손짓을 하며 차량 공기 내부 순환 모드를 작동하도록 안내했다.
이후 체온을 측정한 뒤 문진표를 나눠줬다. 체온을 측정할 땐 차량 유리창을 5cm가량만 내렸다.
이어 선별진료센터 직원이 36.3도의 체온을 적은 문진표를 운전석 창문 사이로 내밀었다.
추가 안내에 따라 차량을 10여m를 이동했더니 의사가 개인 인적사항을 물었고, 차례로 답변하자 본격적인 진료가 이어졌다.
"목이 칼칼한 증상이 있다"는 말에 의사는 "2∼3일 동안 최대한 다른 사람과 접촉을 자제하고 발열 증상이 있을 경우 다시 찾아오라"고 안내했다.
체온이 지나치게 높게 나오지 않아 이날 검체 채취는 따로 하지 않았다.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센터를 찾은 운전자들은 신속한 검사에 대체로 만족감을 나타냈다.
양승현(37)씨는 "아무래도 사람이 붐비는 보건소 선별진료소보다 차 안에서 간단하게 진료받는 편이 낫다고 생각해 찾아왔다"며 "체온 측정부터 검체 검사까지 8분 만에 끝나 편리했다"고 설명했다.
'차에서 내리지 않고 코로나 검사'
2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선학체육관 주차장에 마련된 '드라이브 스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한 시민이 검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다만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센터를 운영한 첫날인 만큼 보완할 점도 눈에 띄었다.
인천시는 감염 예방 차원에서 2인 이상이 차량에 탄 경우 검사를 하지 않기로 했는데 이 방침을 미처 알지 못하고 동승자를 태우고 선학경기장 선별진료센터를 방문한 운전자들은 잇따라 핸들을 돌리기도 했다.
한 시민은 "보건소에서 경증 환자는 선학경기장 선별진료센터로 가라고 해서 왔다"며 "동승자가 있으면 안 된다는 안내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또 기온이 낮은 오전 시간대에는 체온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검사 차량이 정체되며 한때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선학경기장 선별진료센터의 운영시간은 매일 오전 9시∼오후 6시다.
선별진료센터를 운영한 첫날인 지난 2일 하루 방문자 수는 모두 90명으로 이들 가운데 84명이 검체 검사를 받았다. 결과는 하루 이틀 사이 개인별로 통보된다.
인천시는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센터의 운영 추이를 보며 서구 아시아드경기장 등지에 추가로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3일 "감염 예방 차원에서 원칙적으로 운전자만 진료를 받을 수 있다"며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방문 환자들이 진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을 줄이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체온계 같은 경우에는 미리 수건으로 감싸둬서 오작동하지 않도록 조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20/03/03 14:48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