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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문화] "돈 걱정없이 공부하길" 평생 모은 400억 고대 기부하는 노부부

    사회 | 10-26 11:28

    김영석·양영애씨 부부 200억 토지·건물 기증…200억 어치 추가기부 예정




    고려대에 200억 상당 부동산 기부한 노부부
    고려대에 200억 상당 부동산 기부한 노부부(서울=연합뉴스) 이동환 기자 = 25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본관에서 김영석(91)씨 양영애(83)씨 부부가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써달라며 평생 과일장사하며 모은 전재산을 기부하는 기증식 열렸다. 2018.10.25. dhlee@yna.co.kr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직업에 뭐 귀천이 있나요. 남한테 피해 안 주고 열심히 번 돈을 좋은 데 쓰는 게 참 좋아요 저희 부부는."

    25일 오후 5시 서울 성북구 고려대 본관에 김영석(91)씨와 양영애(83)씨 부부가 각각 휠체어와 지팡이에 의지한 채 천천히 들어왔다.


    거동이 불편한 김씨는 일반 승용차를 타고 이동하는 게 어려워 앰뷸런스를 타고 학교에 도착했다.

    인자한 미소를 짓는 이들 부부의 얼굴에 깊이 팬 주름에서는 지나간 세월의 무게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부부는 이날 학생들을 위해 써달라며 200억원에 달하는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토지 5필지와 건물 4동을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에 기증했다.

    또 이른 시일 안에 200억원 상당의 다른 토지 6필지와 건물 4동을 추가로 기부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땅과 건물은 이들 부부가 50년 넘게 서울에서 과일 장사를 하면서 억척스럽게 모은 전 재산이다.

    북한 강원도 평강군 남면에서 태어난 김씨가 월남했을 때 나이는 고작 17살이었다. 부모를 여의고 고향을 떠나면서 남은 형제들에게 "남쪽에서 돈을 벌어 돌아오겠다"고 했지만, 그 약속은 결국 지키지 못했다.

    김씨와 중매로 만나 결혼한 양씨는 생계를 위해 식모살이, 식당일 등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 하다가 1960년대 초부터 남편과 함께 리어카를 끌고 다니며 종로5가에서 과일을 팔기 시작했고, 이후 점포까지 냈다.

    부부는 좋은 과일을 구하기 위해 매일 자정 시장을 찾아갔다. 돈을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전차를 타지 않고 시장까지 1시간 거리를 걸어 다녔다.

    통행금지가 있던 시절에는 경찰에 여러 번 붙잡히기도 했지만 좋은 과일을 좋은 가격에 팔기 위해서라면 그 정도쯤은 대수롭지 않았다. 그렇게 노력한 결과 부부가 운영하는 가게는 문을 연 지 3시간 만에 과일이 동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과일 장사가 끝나면 식당에서 일하며 돈을 벌고, 끼니를 해결했다. 그렇게 30년 동안 번 돈은 그대로 은행에 넣었다. 옷과 양말 등 옷가지는 돈 주고 사는 법 없이 얻어쓰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부부는 이렇게 모은 돈과 은행에서 빌린 돈을 합쳐 1976년 청량리에 상가 건물을 샀다. 서로의 생일도 챙겨주지 못하고, 여행 한 번 가지 않으면서 아낀 돈으로 원리금을 갚아나갔고, 주변에 건물들을 하나둘 더 사들였다.

    슬하에는 두 아들이 있지만, 미국에 자리를 잡고 살고 있기 때문에 재산을 물려주기보다는 좋은 곳에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고 이들 부부는 말했다.

    양씨는 "초등학교도 나오지 못한 사람이 학교에 기부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며 "우리가 기부한 재산으로 어려운 학생들이 공부하는 데 힘이 되길 바란다" 환히 웃었다.

    고려대 염재호 총장은 "평생 땀 흘리고 고생해서 모은 재산을 학생들을 위한 교육과 인재양성을 위해 기부한 두 분의 고귀한 마음에 감사드린다"며 "학교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runra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8/10/25 17:5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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