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천원 벌었어."
10일 아침 9시 반. 종로구 고물상. 폐지를 팔고 돌아가는 한 할머니가 말합니다. 새벽부터 나와서 한 일입니다.
1kg에 120원 하던 폐지 값이 30원 합니다.
천원 벌고 돌아가는 할머니
"하루 오천 원으로 사는 거지 뭐."
5년째 폐지를 팔고 있는 강 모(63세) 씨는 사정이 좀 좋은지도 모르겠습니다. 고물상이 문을 닫는 저녁 6시까지 하루 세 번 정도 폐지를 팝니다. 많이 벌어야 하루 1만5천 원입니다. 매일 8천 원을 내야 하는 쪽방에 살고 있습니다.
방값 뺀 돈이 밥값입니다.
아침 식사
길가에 앉아 빵을 먹습니다. 고물상 길목이라 형님, 동생 하며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지나갑니다. 그냥 가지 않습니다.
"형님! 많이 했어요? 이 빵 드세요."
거리에서 만나는 동료들
리어카도 없이 폐지를 옮기는 한 동생뻘 사람이 강 씨에게 굳이 빵을 주고 갑니다. 잠시 후 한 아주머니가 폐지를 한가득 싣고 고물상 쪽으로 갑니다.
"어이구. 많이 했네요. 이거 드세요." 강씨가 아주머니에게 빵을 건넵니다.
빵이 돌고 돕니다.
빵 좀 드시고 하세요
"휴. 저렇게 가지고 가도 얼마 못 받아요."
강 씨는 힘겹게 폐지를 가지고 가는 아주머니를 보며 한숨입니다.
보통 1kg에 30원 하는 폐지는 박스를 말합니다. 그나마 종이나 신문은 100원 받습니다. 박스는 많지만, 신문은 흔하지 않습니다. 을지로 쪽을 주로 도는 강 씨는 인쇄소 등이 있어 종이를 주울 때가 많습니다. 같은 종이어도 코팅된 종이는 고물상에서 받지 않습니다.
박스를 한가득 실은 리어카가 고물상에 들어섭니다. 혼자 밀기도 버겁습니다.
이 정도가 1만5천 원
고물상 앞에서 대기 중인 폐지상인들
자기 것을 팔고 나가던 한 아저씨가 휙 보더니 한마디 합니다.
"어휴, 예전 같으면 육칠만 원은 받았지."
남 일 같지 않은가 봅니다.
"딱 보면 만오천 원이지."
다른 아저씨가 말합니다.
폐지가격 하락으로 쉬고 있는 리어카
폐지상인들이 지나는 길목에 쉬고 있는 리어카가 간혹 보입니다. 가격이 폭락하니 운행을 안 하는 겁니다. 20원대로 내려가면 더 심해질 거라고 합니다.
어느 상권에는 폐지를 가지고 가지 않으니 거리에 내놓지 말라는 공문이 내려갔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고 하지만 요즘의 빈 수레는 '심란'합니다.
도심 속 폐지상인
"그래도 움직여야지요. 저는 아직 멀쩡해요. 속은 어쩐지 모르겠지만요."
강 씨의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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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8/04/10 14:53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