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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문화] [화약고 여수산단] 잊을만하면 '펑펑'…"불안해서 못 살겠다"

    | 09-04 10:55


    산단 조성 후 안전사고 321건에 사망자만 133명…최근 더 잦아

    (여수=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올해 8월 10일 아침 전남 여수시에 사는 김주연(39·여)씨는 '펑'하는 굉음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여수국가산업단지(여수산단)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의 충격은 10여km 떨어진 김씨의 집까지 전해졌다.

    김씨는 "폭발 소리가 너무 커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정도였다"며 "다행히 인명피해가 없다는 소식에 마음은 놓였지만 사고 소식이 자주 들려 불안하다"고 털어놨다.





    최근에도 여수산단에서 폭발, 화재 등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연이은 사고에 산단 주변 시민의 불안감은 날로 커지고 있다.

    1967년 여수산단 조성 후 발생한 안전사고는 300건이 넘는다. 특히 주력업종이 석유화학업인 탓에 사고가 발생하면 재산 및 인명피해가 컸다.

    검은 연기에 휩싸인 여수산단
    검은 연기에 휩싸인 여수산단(여수=연합뉴스) 전남 여수시 중흥동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정유 공장 일부에서 불이 나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017.8.10 [독자 제공=연합뉴스]






    ◇ "잊을만하면"…잇따르는 안전사고

    최근 발생한 여수산단 사고는 올 8월 10일 오전 6시 38분께 여수시 중흥동 여수산단 내 GS칼텍스 2공장 내 폭발 사고였다.

    큰 폭발음과 함께 불이 났고 여수 도심까지 폭발음이 들려 시내 전체가 불안에 휩싸이기도 했다. 같은 달 2일 산단 내 공장 변전실에서 불이 난 지 8일 만이다.

    앞서 지난 7월 10일에는 롯데케미칼 1공장 플라스틱 원료 일시저장소인 싸일로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지난 5월 30일에는 한화케미칼 1공장에서 플라스틱 제조 원료인 폴리에틸렌 생산공정 고압 분리기의 이상 반응 때문에 안전밸브가 터지고 가스가 누출되면서 불이 났다.

    한화케미칼에서는 같은달 22일에도 원료 압축기 배관이 파손돼 자일렌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지역 환경운동연합은 "사고 회사뿐 아니라 여수산단 전체 대한 긴급 특별 안전보건감독을 해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GS칼텍스 측은 대표이사 명의 사과문을 발표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연이은 크고 작은 안전사고에 시민은 여전히 불안하다.

    처참한 사고 현장
    처참한 사고 현장(여수=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2013년 3월 14일 오후 9시께 전남 여수산단 내 화학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2013.3.14


    ◇ 산단 조성 후 안전사고 321건…사망자만 133명

    여수시에 따르면 1967년 산단이 조성된 후 발생한 안전사고는 321건이다.

    사망자만 133명이다. 부상자는 245명이고 재산피해액도 1천6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13년 3월 14일 대림산업 폴리에틸렌 공장에서는 6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하는 대형 폭발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해 10월 3일에는 호남석유화학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이후에도 2014년 10건, 2015년 7건, 2016년 9건 등 매년 10건 안팎의 안전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여수산단에는 가스누출과 화재, 폭발 가능성이 큰 화학업체가 전체의 절반을 차지한다. 이들 업체는 가연성 화학제품인 폴리에틸렌·폴리염화비닐·가성소다 등을 주로 취급, 안전사고 가능성이 상존해 있다.

    공장 설비도 대부분 40년이 넘은 데다 사고 원인도 부주의로 인한 안전사고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순 화학물질감시네트워크 사무국장은 "유해 화학물질이 유출되는 화학 사고가 발생하면 그에 맞는 대응 매뉴얼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산단에서 발생하는 사고의 조사 진행과정이나 결과, 후속 조치가 시민에게 상시로 알려주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최근 3년간 안전사고 77%가 '부주의'…안전불감증 심각

    2014∼2016년 3년간 여수산단에서는 26건의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발생했는데 20건이 작업자 부주의로 인한 사고였다.

    이 기간에만 근로자 8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치는 등 인명피해가 컸다.

    숨진 근로자 8명 가운데 하청업체 근로자가 5명에 달했다.

    안전사고가 계속된 데에는 유지보수 업무의 하도급 구조에도 원인이 있다는 지적이다.

    대형 하도급업체들이 일감을 따낸 뒤 다시 재하도급하는 형태로 계약하면서 위험한 일은 주로 하위 하도급업체 근로자들에게 맡겨졌다.

    적정가가 아닌 최저가 입찰을 하면서 싼값에 도급을 받은 업체들이 무리하게 작업을 강행해 안전사고를 부추겼다는 시각도 있다.

    조원주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여수지부 기획국장은 "산단 대기업은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유지 보수·정비 공사는 최저가 낙찰제를 하다 보니 5년 전 금액이나 지금이나 똑같다"며 "하청업체는 비용을 줄이려고 단기간에 공사하다 보니 안전관리에 소홀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minu21@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9/04 06:2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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