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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잃었던 시력 되찾았다"…인공망막기기 이식수술 국내 첫 성공

    IT/과학 | 06-29 11:11


    서울아산병원, 유전성 망막질환자에 '아르구스2' 이식
    "점진적 시력 회복 중"…2억원대 수술비용은 단점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유전성 망막색소변성으로 시력을 잃은 지 10년이 지난 중년 여성에게 인공망막 기기를 이식하는 수술이 국내 처음으로 성공했다. 그동안 아주 강한 불빛 정도만 희미하게 감지할 수 있었던 이 환자는 수술 후 시력표의 큰 글씨를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시력 회복이 뚜렷하다.

    서울아산병원 안과 윤영희 교수팀은 망막색소변성 환자 이화정(54.여)씨에게 지난달 26일 인공망막 기기 '아르구스2'를 다섯 시간에 걸쳐 이식하고 시력 회복을 위한 후속 재활치료를 진행 중이라고 29일 밝혔다.


    [서울아산병원 제공=연합뉴스]


    망막색소변성은 가장 흔한 유전성 망막질환으로, 태어날 때는 정상 시력이지만 이후 망막 시세포의 기능에 점진적으로 장애가 발생한다. 인구 4천명당 1명 꼴로 발생하는 이 질환은 환자의 유전 형태에 따라 발병 시기가 다양하다. 초기에는 야맹증을 주로 호소하고 시야 손상이 진행되며 말기로 갈수록 중심부 망막이 변성되면서 중심 시력이 심각하게 영향을 받아 실명에까지 이를 수 있다.

    망막색소변성으로 실명 위기에 처한 환자는 국내에만 약 1만여명으로 추산된다.

    이 질환은 약물치료가 불가능하다. 또 유전자치료제나 줄기세포치료제가 개발 중이지만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 치료에 쓰일 수 있는 장비는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 안과연구소의 마크 후마윤(Mark Humayun) 박사가 개발한 인공망막 기기 아르구스2가 유일하다.

    이 인공망막은 안구 내부 망막 위에 시각 정보 수신기와 백금 칩을 이식하고, 안경에 부착된 외부 카메라 및 특수 휴대용 컴퓨터 기기와 연동시켜 시각중추에 신호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엄밀히 보면 인공망막은 아니지만, 망막의 기능을 하는 전자기기를 안구 내외부에 장착함으로써 시력을 되찾도록 하는 것이다. 미국, 유럽, 중동 등지에서는 망막색소변성 환자 230여명에게 이 수술이 시행됐다. 가장 큰 단점은 환자 한 명당 약 2억원이 드는 비용이다.


    환자 망막에 이식된 백금칩 [서울아산병원 제공=연합뉴스]


    이번 수술은 윤영희 교수팀과 마크 후마윤 박사가 함께 집도했다.

    이화정씨는 "점점 시력을 잃어가는 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에 많이 좌절했지만, 수술 이후 도로에 차가 지나가고 있는지, 눈앞에 사람이 있는지 알아볼 수 있게 돼 감격했다"면서 "내 시력에 의한 독립적인 생활은 나와 같은 망막색소변성 환자들에게 가장 큰 희망"이라고 소감을 피력했다.

    이씨는 현재 정상적인 회복 과정을 거치고 있으며 앞으로 20회에 걸쳐 재활치료를 더 받을 예정이다. 기존에 알고 있던 사물이나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공간이 어떤 시각패턴으로 뇌에 인식되는지 등을 훈련하고, 이를 통해 기본적인 일상생활 및 독립 보행을 가능케 하는 게 목표다.

    수술을 집도한 윤영희 교수는 "아직 치료법이 없는 망막색소변성 환자에게 시력을 되찾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데 의미가 있다"면서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인공망막 이식 수술에 성공함으로써 국내뿐만 아니라 주변국 환자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영희 교수(우측)와 이화정씨. [서울아산병원 제공=연합뉴스]


    bi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6/29 10:5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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