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에도 野 냉랭…靑 정면돌파 기류 속 내일까지 '낮은 자세'
국익 명분으로 설득 지속…임명시 康·金 동시 진행 가능성
(서울) 이상헌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 여부를 놓고 '결단의 시간'에 내몰리고 있다.
전날 추가경정 예산안 시정연설을 계기로 국회를 찾아 두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을 요청했지만, 야당이 꿈쩍을 하지 않아서다.
그간 야당의 협조를 요청하는 시그널을 직간접으로 발신해온 문 대통령이 직접 야당 지도부를 만나는 등 사실상의 '마지막 카드'에도 상황 변화가 없자 이제 남은 것은 문 대통령의 결단 뿐이라는 기류가 확산하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야당은 이제 대통령이 어떻게 하는지 지켜볼 것"이라며 "만일 임명을 강행하면 꼬투리 잡아 협치 무산을 선언할 게 뻔할 텐데, 이런 상황을 보면서 최종 판단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 의원과 악수하는 문 대통령(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 추가경정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을 위해 들어오며 여당 의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2017.6.12 scoop@yna.co.kr
야당과 마찬가지로 청와대 역시 상황 인식에는 변함이 없다. 강·김 후보자에 제기된 의혹에 대해 청문 과정을 통해 국민에게 상당 부분 이해를 구했고, 해당 분야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기기에 무리가 없다는 게 청와대 판단이다.
특히 급박성을 더하는 한반도 문제의 앞길을 가늠할 한·미 정상회담을 보름가량 앞둔 상황에서 '외교수장 없는 회담'은 있을 수 없다는 게 문 대통령의 확고한 인식이라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야당을 계속 설득하든 임명을 강행하든 강 후보자는 변수가 아닌 상수 개념으로 이미 자리 잡았다는 의미다.
인사 논란에도 80∼90%에 달하는 국정운영 지지도 역시 문 대통령의 든든한 우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제 관심은 문 대통령이 강 후보자 임명 지연을 감수하면서 야당 설득 작업을 이어갈지, 아니면 야권 반발에도 임명을 강행할지에 모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단 내일까지 로키를 유지하면서 최선을 다하고, 그 이후에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내려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강 후보자의 국회 청문보고서 채택 시한이 14일임을 염두에 둔 언급이다. 이날로 청문보고서 채택 시한이 지난 김 후보자에 대해서는 임명이 가능하지만 일단 강 후보자에 대한 국회 기류를 본 뒤 전체적으로 판단하겠다는 의미다.
14일까지도 강 후보자에 대한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으면 대통령은 열흘 범위에서 기간을 정해 청문 보고서 송부를 요청할 수 있고, 그래도 송부되지 않으면 임명해도 무방하다.
이 경우 한·미 정상회담의 시급성으로 미뤄 문 대통령이 재송부 요청 시한을 최대한 짧게 잡을 가능성이 있다.
야당이 강 후보자뿐 아니라 김상조 후보자에 대해서도 비토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두 후보자를 동시에 임명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떠오른다.
어차피 야당 반발이 예상되는데 굳이 둘을 나눠 임명을 진행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야당의 비협조를 전제로 할 때 내주 중에는 문 대통령이 강·김 후보자를 동시에 임명할 가능성이 커보인다.
김이수 강경화 김상조 청문회 이번 주 정국 분수령(PG)[제작 조혜인]
물론 이런 시나리오를 상정한다 해도 청와대가 두 후보자에 대한 최종 임명이 이뤄지기 전까지 손을 놓고 있지는 않을 방침이다. 문 대통령이 야당 지도부에 재차 양해를 당부한 마당에 청와대로서는 막판까지 대야(對野) 설득을 위한 묘안 짜기에 골몰할 것으로 전망된다.
의원 전체를 상대로 전방위 설득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강 후보자에 대한 비토 의견을 거둬들이지 않고 있는 국민의당 내에서 일부 중진을 중심으로 기류 변화 움직임이 감지되는 것도 문 대통령을 위시한 청와대의 계속된 설득 노력의 결과물이라는 평가도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의 이날 낮 국회 상임위원장단 오찬 역시 추경안에 대한 협조 당부 외에도 인사 문제에 대한 설득 작업의 하나라는 시각이 강하다. 물론 이 자리에도 전날 문 대통령의 야당 지도부 접견 때와 마찬가지로 자유한국당은 불참한다.
강·김 후보자에 대한 임명 강행이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인준 표결은 물론 향후 협치 정국에 미칠 영향까지 고려해야 하는 문 대통령의 판단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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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6/13 10:39 송고